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최종수정 2024.04.27 11:00 기사입력 2024.04.27 10:32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머니 사망…응급 제왕절개
인큐베이터 치료 받았으나 건강 악화해 사망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엄마의 뱃속에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던 미숙아가 결국 나흘 만에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AFP 등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임신 30주이던 산모에게서 태어난 여아 사브린 알루가 전날 가자지구 라파에 있는 에미리트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피란민이었던 사브린 알사키니는 지난 21일 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고, 그의 남편과 4세 딸이 사망했다. 알사카니도 머리와 복부를 다쳐 위독한 상태로 라파의 쿠웨이트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당시 알사카니는 임신 30주였고 이를 알아챈 구급대원들은 그를 급히 인근 쿠웨이트 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료진은 신속하게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해 알사카니의 배 속에 있던 아기를 꺼내 응급조치를 했다. 알사카니는 수술 도중 사망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상을 입은 엄마 뱃속에서 기적적으로 태어난 사브린 알루. 그러나 건강이 악화해 닷새 만에 사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4kg의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엄마를 따라 ‘사브린’으로 지어졌고 이후 라파의 에미리트 병원으로 옮겨져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안정을 찾는 듯했던 사브린은 건강이 악화하면서 닷새 만에 사망했다.


사브린을 돌보던 이 병원 응급 신생아실 책임자 무함마드 살라마는 “아기는 호흡기가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났고 면역 체계가 매우 약해 결국 숨졌다”고 전했다.


사브린의 삼촌은 AP에 “신은 우리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갔지만, 그 대가로 무언가를 주셨다”며 “그러나 이제 모두 데려가셨다. 내 동생의 가족은 완전히 전멸했다”고 말했다. 사브린은 아빠의 무덤에 함께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인 라파를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지목,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상 작전을 준비하며 이곳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현재까지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3만4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중 약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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