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동네 청소하는 서울 구청장들 늘어난다...이유?

최종수정 2024.04.27 23:14 기사입력 2024.04.27 08:15

류경기 중랑구청장 민선 7기 취임하자마자 주 1회 동네 청소 시작 6년째 거르지 않고 구민들과 함께 청소 '서울 대표 청소하는 구청장' 평가...박강수 마포구청장 이달부터 매월 한 차례 직원·구민들과 동네 청소...김경호 광진구청장 지난달 3주간 청소 주간 운영

류경기 중랑구청장(왼쪽)이 거리 청소하는 모습

“우리 동네까지 오셔서 아침 청소를 해주니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만난 중랑구 주민 A씨가 한 말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매주 한 차례 동네 청소를 한 지도 벌써 6년째. 류 구청장은 민선 7기 중랑구청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매주 주민들과 거리 청소를 해 박수를 받고 있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매월 한 차례씩 '거리 청소하는 구청장' 타이틀을 갖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 서울시 행정1부시장까지 마친 류 구청장이지만 구민을 섬기는 청소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중랑구는 주거 중심의 베드타운에 저층주거지 비율이 51%에 이른다. 이런 중랑구 도시 미관을 바꾸기 위해 청소에 나섰다. 류 구청장은 민선 7기 취임 후 '깨끗하고 정돈된 도시가 주민 행복의 시작이다.'는 기치 아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청소부터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 중랑 우리 동네 미술관 사업 등을 대대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중랑구의 도시 이미지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중랑구의 ‘THE 깨끗한 중랑’은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있으며, ‘청소하는 구청장’ 또한 류 구청장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류경기 중랑구청장 "골목청소 청소에 대한 관심 증대와 현장 확인, 소통의 '1석 3조 효과'"


류 구청장의 골목청소는 민선 7기 취임 초기인 2018년 7월 12일 망우역 주변을 시작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기간이나 폭염, 한파 등 특정한 때를 제외하고 총 142회 청소에 4425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청소 구간으로 보면 117.736km에 달한다. 류 구청장은 "구청장이 빗자루를 들고 직접 쓰는 구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깨끗한 환경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청소는 의미가 크다“ 며 청소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인다.


매주 골목청소를 실천하면서 얻어지는 이득은 크게 세 가지라고 한다. 먼저 청소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커진다. 구청장의 골목청소에는 청소대행업체 직원들과 구청 관계자뿐 아니라 주민 자율청소단체도 이른 아침부터 청소도구를 챙겨 들고 동참한다. 직접 골목을 확인하는 눈이 많아지니 자발적으로 청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무단투기가 줄고 봉사에 참여하는 인원도 증가했다. 주민들이 모여 만든 깔끔이 봉사단은 현재 2640명에 이르고, 자율봉사단원 또한 679명에 이른다.


올해는 자율봉사단원을 700명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다. 사실 집마다 내 집 앞, 내 가게 앞은 직접 청소해야 한다. 중랑구는 평소 내 집 앞 청소에 참여하는 우수 주민과 가게를 선정하여 ‘THE 깨끗한 집’ 명패를 달아드리고 청소용품을 지원하며 이를 독려하고 있다.


청소의 두 번째 효과는 현장을 직접 보면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주민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탁상공론을 벗어난 현장 행정이 가능해진다.


그 외도 청소를 하면서 아침 일찍 문을 여는 가게 주인 등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다. 그래서 새벽청소를 단순한 청소가 아닌 소중한 소통의 창구로 여기고 있다. 류경기 구청장은 “이른 아침부터 청소에 함께 해주신 구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골목청소를 꾸준히 진행해 더 깨끗하고 더 행복한 중랑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26일 합정동 하늘길에서 구민들과 함께 거리 청소를 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4월부터 매달 하루 ‘대청소의 날’ 정해 전역 청소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16개 동 주민센터가 깨끗한 거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4월부터 매달 하루를 ‘대청소의 날’로 정하고 지역 전역을 청소한다.


16개 동 주민센터 대청소에는 청결도 향상은 물론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마포구 직원뿐 아니라 직능단체와 상인회 등 1000여 명의 지역 주민도 함께 참여한다.


지난 4월 15일 대흥동과 염리동, 용강동에서 시작된 동 주민센터 대청소는 17일 서교동과 망원1동, 망원2동, 19일에는 공덕동, 아현동, 도화동, 23일에는 성산2동과 상암동, 26일 신수동과 서강동, 합정동, 4월 마지막 대청소의 날인 30일은 연남동과 성산1동에서 진행된다.


청소 참여자들은 이른 아침 동 주민센터에 모여 함께 이동하며 일반 도로와 골목길, 무단투기 상습지역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먼지를 제거한다.


특히, 상점가와 공원, 유동 인구가 많은 곳 등 취약지역은 집중적으로 청소한다.


염리동 대청소의 날 행사에 참여한 최승철(가명, 39) 씨는 “청소를 통해 깨끗한 거리를 조성하니 기분도 상쾌하고 사회 일원으로서 도움이 된 것 같아 매우 뜻깊다”며 “다음 달에 있는 대청소의 날에도 참여해 살기 좋은 우리 동네를 만드는 데 일손을 돕겠다”고 말했다. 오는 5월에는 8일 공덕동과 아현동, 도화동을 시작으로 모든 동에서 대청소의 날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매월 1회씩 대청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26일 아침 ‘합정동 대청소의 날’을 맞아 하늘길 일대에서 거리 정화 활동을 펼쳤다. 대청소에는 마포구 직원뿐 아니라 직능단체와 주민 50여 명도 깨끗한 마포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보탰다. 이날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비롯한 참여자들은 합정역 7번 출구에 집결해 하늘길 일대의 쓰레기를 줍고 묵은 먼지를 제거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청소에 앞서 “이른 아침부터 쾌적하고 청결한 거리 환경을 위해 대청소에 동참해주신 구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매달 대청소의 날을 운영할 예정이므로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라며, 마포구는 구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구석구석을 살펴 365일 깨끗한 마포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 봄맞이 거리 청소

광진구, 지난달 ‘봄맞이 대청소 주간’ 운영


광진구(구청장 김경호)가 겨우내 쌓인 미세먼지와 찌든 때, 쓰레기를 말끔히 치우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해 이달 11일부터 31일까지 3주간을 ‘봄맞이 대청소 주간’으로 정하고 도시를 깨끗하게 청소했다.


구는 대청소 기간 물청소차 5대, 분진흡입차 5대, 노면청소차 4대 등 총 14대 차량장비를 투입했다. 천호대로, 아차산로 등 집중관리도로와 주요간선도로, 일반도로에 매일 물청소와 분진청소를 하고 전철역, 동서울터미널, 버스정류장 등 다중이용장소 주변도 구석구석 세척했다.


대로변에 있는 공공시설물도 두루두루 살피고 깨끗이 정비했다. ▲가로쓰레기통 ▲가로화분 및 노상적치물 ▲보도시설물 ▲빗물받이 ▲낙엽쓰레기 등 부서별로 관리시설을 정비해 쾌적한 봄맞이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구는 27일 오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봄맞이 대청소의 날’을 진행했다. 주민과 단체, 직원 100여 명이 참여해 대대적인 환경정비가 이뤄졌다. 이면도로와 뒷골목 등 취약지역까지 쓰레기를 수거하고 청결상태를 집중관리했다. ‘내 집·내 점포 앞 내가 쓸기 캠페인’을 실시해 깨끗한 동네 만들기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유도했다.


김경호 구청장은 거리 청소를 할 때도 땀을 뻘뻘흘리며 해 구민들이 진정성을 확인한다는 평가다. 김경호 구청장은 “다같이 힘을 모아 묵은 때를 벗겨내니 거리가 깨끗해지고 기분도 좋다. 대청소에 참여해 주신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미세먼지와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인 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빈틈없는 청소행정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광진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할 일도 많은 구청장이 '거리 청소'까지 나서니 구민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낮은 자세로 구민을 섬기는 이들 구청장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성동구, 핫플레이스 성수동 '365 청결기동대' 운영 눈길


이와 함께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가 핫플레이스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와 연무장길 주변을 중심으로 ‘365 청결기동대’를 운영, 깨끗한 도시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카페, 팝업스토어 매장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은 물론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로 급부상하며 담배꽁초, 커피용기 등 무단투기 쓰레기 발생량도 늘어났다.


환경 공무관이 근무하지 않는 오후 및 저녁 시간대의 청소 상태가 특히 취약함에 따라 성동구는 4월부터 ‘365 청결기동대’를 운영 중이다.


2명으로 구성된 ‘365 청결기동대’는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와 연무장길 주변 일대 도로 청소를 담당, 평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주말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청소 취약 시간대에 활동함으로써 도시 청결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청결기동대는 환경정비 시 친환경 도시형 거리청소기 ‘글루통’을 활용하고 있다. ‘글루통’은 미세먼지를 흡입할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 없이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빨아들이는 진공 청소 장비다.


강력한 흡입력으로 담배꽁초, 낙엽, 일회용 커피용기 등을 빨아들임으로써 청소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독특한 외형으로 도로 곳곳을 누비는 모습에 관광객과 주민들의 재미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365 청결기동대’가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성수동 지역이 더욱 깨끗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듣고 있다”며 “앞으로도 청결하고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