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라켓스포츠 선도하는 ‘헤드’…골프·테니스 다음은 ‘피클볼’

최종수정 2024.04.26 14:20 기사입력 2024.04.26 14:20

코오롱FnC '헤드' 피클볼 대회 후원
테니스+배드민턴+탁구 결합 형태
가수 이정 "테니스보다 피클볼 더 좋아"
"피클볼 옷, 장비 판매…스포츠 사업 확대"

26일 오전 11시 충청북도 청주시 청주국제테니스장. 네모난 라켓을 손에 쥔 남성들이 테니스공보다 커 보이는 공을 주고받으며 분주하게 뛰어 다녔다. ‘코오롱FnC 헤드 피클볼 코리아 오픈’ 남성 복식경기에 참가한 참가자들이다. 장내에는 환호성과 아쉬움이 가득한 탄식 소리가 교차했다.


피클볼은 테니스와 배드민턴, 탁구를 결합한 형태의 스포츠다. 패들이라고 불리는 라켓을 이용해 플라스틱 재질의 구멍 뚫린 공(풀리머 공)을 규칙에 따라 주고받으면 된다. 1965년 미국에서 시작됐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들도 즐기는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스포츠피트니스 산업협회(SFIA)에 따르면 미국 내 급성장 스포츠 1위로 피클볼이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국내에는 2018년부터 동호회 단위의 소규모 피클볼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26일 충정북도 청주시 청주국제테니스장에선 제 2회 코오롱FnC 헤드 피클볼 코리아 오픈이 열렸다. [사진=이민지 기자]

이번 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 피클볼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로. 참가자만 500여명에 달한다. 대회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치러지며,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20대 참가자 지원율이 가장 높았다. 이날 대회에는 가수 이정씨가 얼굴을 비췄다. 이씨는 현재 제주도 애월 부근에서 실내 피클볼장을 운영할 정도로 피클볼 애호가다. 이정 씨는 "테니스를 오래 쳤는데 지금은 피클볼이 더 좋다"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가수 이정씨가 피클볼 패들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민지 기자]

헤드는 이번 대회 후원을 기점으로 피클볼을 국내 대중 스포츠로 키울 계획이다. 피클볼의 강점은 적은 돈으로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한 장비는 패들과 공, 네트 정도다. 입문자용 기준 피클볼 패들은 2만~3만원 선에 구매할 수 있다. 같은 라켓스포츠인 테니스 라켓 가격이 10만원 정도에 형성돼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배나 저렴하다. 테니스 같은 경우 일정 규모의 공간이 필요한데, 피클볼은 테니스 구장 3분의 1 크기의 땅만 있으면 어디에서든지 운동을 즐길 수 있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전문가에게 경기 방법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 테니스의 경우 백핸드, 발리, 포핸드 등 3~6개월 정도 기술 익혀야 운동을 즐길 수 있지만, 피클볼은 1시간 정도 친구와 공을 주고받기만 해도 쉽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헤드는 피클볼 대중화를 위해 ‘피클볼 웨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피클볼은 테니스나 골프처럼 운동할 때 갖춰입는 옷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스포츠를 즐길 때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해 피클볼 옷과 신발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날 대회장 한 쪽에 마련된 헤드 부스에는 헤드가 제안하는 피클볼 옷들이 전시됐다. 카카오 이모티콘 ‘춘식이'가 그려진 모자와 기능성 티셔츠, 헤드가 만든 초경랑 라켓 등이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헤드가 선보이는 피클볼옷과 모자. [사진=이민지 기자]

현재 피클볼 관련 의류를 만드는 회사는 룰루레몬, 휠라, 세르지오타키니 등이 있다. 헤드의 경쟁사들이다. 이지은 헤드 CN사업부 상무는 “헤드가 가질 수 있는 강점은 의류 외에도 라켓, 네트 등 장비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 외에 피클볼 문화를 이끌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서울에 피클볼 전용 장을, 하반기에는 테니스, 피클볼을 겸용할 수 있는 신발과 의류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헤드는 테니스, 빠들(테니스+스쿼시), 피클볼에 이어 스포츠비즈니스를 더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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