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소형차 전용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한다

최종수정 2024.04.26 11:12 기사입력 2024.04.26 11:12

현대차, 全 라인업 HEV 출시 예고
'연비 극대화' 소형 HEV…캐스퍼 HEV 기대
대형 2.5 HEV 시스템도 개발 중
차종 크기별 HEV 시스템 세분화 추진

현대자동차가 폭발하는 하이브리드(HEV)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차 전용 HEV 시스템을 개발한다. 차종별 크기에 맞는 파워트레인을 개발해 전 차종에 HEV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대세로 떠오른 친환경차 HEV 라인업을 강화해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생겨난 빈틈을 확실히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승조 기획재경본부장은 전날인 25일 2024년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중·대형 차종에만 HEV가 있었는데 이제는 소형 차종에 탑재할 수 있는 HEV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전 라인업에 HEV를 장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재될 2.5 HEV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소형 차종에 특화된 HEV 파워트레인도 개발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내연차 엔진처럼 HEV 시스템도 차종별로 구비하게 된다.


이는 HEV 성능을 보다 다양하게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 HEV 시스템은 대부분 1.6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차종에 따라 전기모터나 배터리의 사이즈를 달리해서 총 출력이나 토크에 차이를 둔다. 예를 들면 준중형 SUV 투싼 HEV와 미니밴 사이즈의 스타리아 HEV는 총 시스템 합산 출력은 다르지만 동일한 1.6 터보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현대차가 소형차 전용 HEV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기존의 코나·아반떼 HEV 등 준중형 차종은 물론 캐스퍼 같은 경차도 HEV 모델 출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무게를 줄이고 출력을 최적화한, 연비가 극대화된 소형 HEV 출시가 기대된다.


{$_001|현대차_$}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HEV의 해외 생산 확대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오는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HEV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호세 무뇨스 북미권역본부장 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뉴욕 오토쇼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으며 시장 평가에 따라 일부 기술을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선 무뇨스 사장의 언급이 검토 수준이었다면 이날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 HEV 생산 설비를 추가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전체 생산 규모는 연간 30만대로 유지하되 전기차와 HEV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생산 유연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HMGMA) 전경[사진=연합뉴스]

생산 유연화는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강점이다. 2021년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당시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 같은 유연한 생산 능력 덕분이었다. 당시 현대차는 5개월 단위의 생산 계획을 1주일 단위, 적게는 일 단위까지 쪼개 변경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HEV 라인업 및 생산 강화는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해 HEV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올해 현대차가 세운 글로벌 HEV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28% 늘어난 48만대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목표치를 10만대 더 높였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차의 글로벌 HEV 판매량은 9만8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다. 특히 권역별 판매 비중을 보면 국내 시장에서 전체 판매 대비 HEV의 비중(PHEV 포함)은 21%로 전년 대비 5.7%포인트 크게 늘었다.


HEV 판매가 늘면 수익성도 개선된다. 아직까지 전기차 수익성은 내연기관에 못 미치지만 HEV는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평균판매가격도 내연기관보다 15~20% 정도 높은 데다, HEV 구매자들은 최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비율도 높다. 이 본부장은 "내수 시장에서 미출고된 싼타페 HEV만 1만4000대"라며 "시장에선 HEV를 더 요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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