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 인선 난항…이철규 원내대표 굳히나

최종수정 2024.04.26 11:12 기사입력 2024.04.26 11:12

당 쇄신 가능성 보여줄 첫 시험대 올라
중진들 고사…윤재옥 고심 깊어져
이철규와 전날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 논의

국민의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은 총선 참패 이후 당 쇄신 가능성을 보여 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국면을 어떻게 수습해 가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은 민심을 회복할 수도, 오히려 민심을 더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원장 지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윤재옥 원내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예정된 당선인 총회에서 의견을 모아 비대위원장을 추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원장 지명 권한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윤 원내대표에 있다. 앞서 윤 원내대표도 다음 달 3일 예정된 신임 원내대표 선거 전에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러나 하마평에 올랐던 중진 의원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하다. 전당대회 전까지만 지도부 역할을 하는 '관리형 비대위'로 노선이 정해진 탓인지 중진 의원들은 대체로 비대위원장직 추천을 고사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이 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여 짧은 기간만 활동하는 차기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룰을 개선해야 하는 중책까지 안고 있다. 2022년 '정진석 비대위'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당헌을 개정한 바 있다. 기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은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였지만, '친윤'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룰을 개정했다. 총선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룰을 여론조사 반영 비율 50%까지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구갑 당선인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들만의 잔치를 운운하기에는, 국민의힘이 정치 동아리는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께 책임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라도 당원 100% 구조는 바뀌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원외위원장들도 이러한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중진 의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조경태 부산 사하구을 의원이 비대위원장 요청이 온다면 맡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에서 의향을 물어보면 수락할 의사가 있다고 윤 원내대표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원내대표는 "사전에 의견을 교환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자리에서 조 의원은 윤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으라고도 했지만, 윤 원내대표가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친윤계 핵심으로 불렸던 이철규 의원과 윤 원내대표는 전날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가 유력한 인물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 의원과의 회동에 관한 질의에 "비대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있다"며 "(이 의원도) 그렇게 만난 의원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누었느냐'는 질문에는 "그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과 관련해 중진 의원들이 고사하고 있고, 생각하지 못한 분 중 괜찮은 분들이 있는지 의견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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