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중동 분쟁 발생하면 유가 100달러 넘는다"

최종수정 2024.04.26 14:31 기사입력 2024.04.26 09:20

세계은행이 중동에서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최근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이 보복 공격을 주고받으며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유가는 최고치 대비 4%가량 하락했지만, 세계은행은 여전히 중동 정세가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최후 보루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위해 그간 가자지구에 잔류시켰던 주력 보병 여단을 철수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76달러(0.9%) 상승한 배럴당 8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99달러(1.1%) 뛴 89.01달러에 거래됐다.


세계은행의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에서 한 개 국가 이상의 산유국에서 분쟁이 발생해 일평균 3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평균 102달러까지 치솟는다. 이 같은 가격 충격은 그간 각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전망이다.


인더미트 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는 취약한 순간에 처해 있다"며 "대규모 에너지 충격은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 감소 노력을 상당 부분 무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2023년 글로벌인플레이션은 2% 하락했는데, 이는 원자재 가격이 약 40% 급락한 영향이다. 현재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3%, 내년 4%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인 원자재 가격 하락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내년까지도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중동 분쟁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동시에 OPEC+가 올해 감산을 풀기 시작하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하반기 산유국들이 하루 100만 배럴씩 공급을 늘리면 유가가 배럴당 평균 81달러로 떨어질 전망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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