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에너지 위기 시대, 수요 관리 ‘파워체인저’ 기업 부상”

최종수정 2024.04.26 08:48 기사입력 2024.04.26 08:48

보고서 발간 “대규모 설비 투자보다 수요 관리
…비용 절감, 에너지 탄력성 확보”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국내 기업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에너지 ‘공급’ 보다 ‘수요’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삼일PwC 지속가능성 플랫폼은 최근 ‘에너지 전환: 넷제로(Net Zero)를 향한 여정-에너지 수요 관리의 중요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에너지 수요 관리의 중요성과 4가지 접근 방안을 제시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설비 구축보다 실현 가능한 범위에서 에너지 수요를 적극 관리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히 보고서는 수요 관리 이전에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에너지 사용량을 파악하고, 기업 역할을 재정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지속가능성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에너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뒤 이를 지속해서 관리하고 성과를 모니터링해, 문제를 개선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자금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업의 가치 창출을 위한 4가지 에너지 수요 관리 방법[자료제공=삼일PwC]

에너지 수요 관리 방안으로는 ▲에너지 수요 최적화 ▲에너지 독립성 확보 ▲시장과 상호 작용 확대 ▲설비의 전기화 등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방안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을 최적화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의 사례를 통해 에너지 절약 시 비용과 탄소 배출량 줄일 수 있으며,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한 제조업체는 스마트 제품, LED 조명 설치, 건물에 최적화된 냉난방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 10%, 연간 에너지 지출 200만유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3000미터톤(metric ton)을 줄였다.


두 번째 방안은 자체 기기 및 장비 설치를 통해 에너지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국내 기업의 60%가 자체 소비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에 대한 이점으로 작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나 정전 상황에 대비가 가능하고, 잉여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늘리거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등 장점도 있다.


세 번째로 시장과의 상호작용 확대를 통한 수익성 창출 방안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기업 특징에 따라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세분화했다. 가령 에너지 저장 장치를 보유한 기업은 ‘그리드 안정성’ 계약을 통해 에너지 소매업체에 전기를 판매하고, 탄소배출권과 같은 에너지 관련 상품을 판매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에너지 관련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에너지 시장에 참여 가능한 다른 기업과 협력해 수요를 창출하고 공동으로 시장에 참가할 수 있다.


네 번째 방안은 기업의 일부 장비와 차량을 전기 모델로 바꿔 운영 자체를 전기화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운영의 전기화가 이뤄지면 친환경 인센티브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더 많은 설비를 전기화할수록 자체 전력 생산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에너지 시장에서 거래가 쉬워진다.


한편, 삼일PwC는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플랫폼 조직을 ESG 공시, 기후 자문, 에너지 전환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플랫폼(Sustainability Platform)으로 확대 개편했다. 스티븐 강 지속가능성 플랫폼 리더는 “글로벌 3대 ESG 공시 기준이 확정되고, 국내 ESG 공시 기준도 상반기 내 확정될 예정으로 ESG의 제도적 토대는 모두 마련된 셈”이라며 “이제 기업들은 ESG 규제 대응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가치 창출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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