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친환경 신사업 드라이브…국내 넘어 해외로

최종수정 2024.04.29 09:31 기사입력 2024.04.29 09:31

DL그룹이 친환경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2021년 기업 분할 이후 각 계열사가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DL에너지 파키스탄 메트로 풍력단지 모습 / 사진제공=DL그룹


DL이앤씨는 2022년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지난해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엑스에너지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2000만 달러(약 25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엑스에너지는 물이 아닌 새로운 냉각재를 적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고온가스로(HTGR) 분야에서 특히 손꼽힌다.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대표 모델 'Xe-100'은 단일 용량 80㎿e 4개 모듈(총 발전 용량 320㎿e)로 구성됐다. 이 모델은 고온의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3중 코팅으로 1800℃에서도 녹지 않는 안정성이 강화된 테니스공 크기의 핵연료를 사용한다. 또 운전 중 생산되는 약 600℃의 높은 열은 산업용 플랜트의 열원으로 사용되는 등 전력 공급 외에도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엑스에너지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저장 설비(CCUS)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CCUS는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꼽히면서 최근 주목을 받는 분야다. DL이앤씨는 연간 100만톤 규모의 CCUS 시설에 대한 기본설계 경험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에는 CCUS및 친환경 수소사업 전문 회사인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해 남호주 주(洲)정부, 울진군, GE가스파워 등과 CCUS 사업을 진행 중이다.


DL케미칼은 고부가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해 2022년 3월 미국 화학기업인 크레이튼(KRATON)을 인수했다. 크레이튼은 세계 최초 다목적 합성고무인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를 개발한 기업으로, 미국과 유럽 SBC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고부가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케미칼 기업이기도 하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부가 특화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DL케미칼의 또 다른 자회사인 카리플렉스도 고부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카리플렉스는 이소프렌 라텍스(IRL)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원료 시장에서 세계 1위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음이온 중합 기술로 만들어지는 카리플렉스 제품은 인체에 무해할 뿐만 아니라 순수도·투명도 등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 DL케미칼은 2022년 카리플렉스 사업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에 세계 최대 규모의 IRL 공장을 착공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DL그룹의 중간 지주회사인 DL에너지도 한국과 미국, 호주, 파키스탄, 요르단, 칠레 등에서 총 13개 발전 사업에 개발·투자하며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과 관련 정책에 대응해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롯데케미칼과 '국내 재생에너지 도입을 위한 공동 사업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DL그룹 관계자는 "건설과 석유화학, 에너지 등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차별화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세계적인 탄소중립 및 ESG 경영 강화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