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잡스]유튜버보다 100배 어렵다는 '버튜버'…성공하면 대박예약

최종수정 2024.04.26 19:33 기사입력 2024.04.26 16:00

캐릭터 내세워 방송하는 새 직업
일본 '키즈나 아이'가 사업 선도
국내서도 유명 기획사 다수 탄생

편집자주초고령화와 초저출산, 여기에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직업의 세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직장인생의 새로운 도전, 또는 인생 2막에 길을 열어주는 새로운 직업 '뉴 잡스(New Jobs)'의 세계를 알려드립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상 인물이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시대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얼굴과 몸에 아바타를 씌운다면?


버튜버(버추얼 유튜버)는 모션 캡처 장비로 사람 대신 디지털 캐릭터를 화면에 띄워 출연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이르는 말이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이런 발상으로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유튜버가 있다. 일명 버추얼 유튜버(Virtual Youtuber·버튜버)라고 한다. 일본에서 시작된 버튜버는 이미 수년 전 국내에 상륙했으며,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와 장비 제조사, 기획사까지 우후죽순 생겨날 만큼 이미 '직업'의 영역으로 발돋움했다.


인간 대신 '캐릭터' 앞세운 인터넷 방송인

버튜버를 상업화한 최초의 캐릭터는 일본에서 제작된 '키즈나 아이'로 알려졌다. 2016년 12월 첫 공개됐다. [이미지출처=키즈나 아이 유튜브 채널]

버튜버는 가상 캐릭터를 앞세워 방송하는 유튜버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을 추적해 디지털 뼈대로 구현하는 '모션 캡처' 장비를 동원, 뼈대에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입히는 방식이다. 버튜버는 절대 자기 얼굴이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 세계를 활보하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활동한다.


최초의 버튜버는 '키즈나 아이'라는 일본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2016년 12월 처음 유튜브에 데뷔했으며, 이후 유튜브 구독자 총합 340만명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어모았다. 해당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 및 로열티, 제품 판매로 막대한 수입도 올렸다. 이후 일본에선 키즈나 아이를 모방한 다양한 버튜버가 탄생했다.


국내 버튜버 산업은 걸그룹과 유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유명 유튜버가 설립한 걸그룹 '이세돌'이 발표한 음원은 지난해 8월 멜론 차트 10위권 이내로 안착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유튜브]

버튜버 사업은 국내에서도 팽창 중이다. 특히 국내에선 걸그룹 산업과 결합한 '버튜버 걸그룹'이 강세를 보인다는 게 원조인 일본과의 차이점이다. 2021년 유명 유튜버 '우왁굳'이 설립한 버튜버 걸그룹인 '이세돌'의 경우 지난해 8월 멜론 차트 9위에 오르는 등 대중적인 인기도 확보했을 정도다.


수천만원대 고가 장비 필수…'투자' 필요한 직업

모션 캡처는 트래커, 수트, 카메라 등 전용 장비가 필요한 기술이다. 영화계에서 쓰이는 전문 장비는 기본 억대를 넘으며, 개인용 장비도 수천만원대에 달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현재 버튜버는 유튜버 사업과 함께 성장 중이다. 유명 유튜버가 자신만의 '버튜버 캐릭터'를 만드는 경우도 흔하다. 버튜버는 △인터넷의 주요 소비층인 1020대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자신의 실제 얼굴 대신 캐릭터를 대타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다만 버튜버가 되는 일은 유튜버보다 진입장벽이 좀 더 높은 편이다. 누구나 카메라와 동영상 편집 기술만 갖추고 있다면 유튜버가 될 수 있지만, 버튜버는 모션 캡처 장비와 캐릭터 그래픽 제작에 투자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모션 캡처 장비는 표정만 추적하는 페이셜 캡처, 몸 전체를 추적하는 모션 캡처 수트로 나뉜다. 제조사에 따라 가격대는 다양하지만, 비싼 제품일수록 '정밀성'이 올라간다. 즉, 생생한 캐릭터를 만들려면 그만큼 고가의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일부 고급 장비는 2000~3000만원대에 이른다.


기술·예능 감각 모두 갖춰야 성공한다

한편, 모션 캡처 장비만 갖췄다고 준비가 끝나는 게 아니다.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작업도 선행해야 한다. 과거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를 고용해 일일이 캐릭터를 렌더링했지만, 최근에는 버튜버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된 상태다. 하지만 수많은 버튜버가 쏟아지는 요즘 '시청자의 뇌리에 각인되는 캐릭터'를 디자인하려면, 그만큼 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대형 버튜버 기획사의 경우 훌륭한 디자이너와 그래픽 엔지니어, 고가의 장비를 전폭적으로 지원 받는 버튜버들이 활동한다. 그러나 무명 버튜버들이나 취미로 캐릭터를 만드는 이들은 훨씬 열악한 상태로 시작해야 한다.


전문가의 손을 빌릴 수 없는 요인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2D·3D 애니메이션과 디자인에 대한 감각, 지식을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버튜버는 예능 감각과 기술에 대한 이해 모두 갖춰야 하는 '디지털 시대의 종합 엔터테이너'라 할 수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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