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 쇼크]알리가 쏘아올린 '제로 수수료' 정책이 창업자들 살려

최종수정 2024.04.27 18:50 기사입력 2024.04.27 06:30

②셀러들의 축제...창업자들에겐 '기회'
韓·中 판매자 모시기 나선 알리
'자칫하면 뺏길라'
불 붙은 셀러 지원 경쟁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 직구(직접구매) 플랫폼의 초저가 공습으로 국내 e커머스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 업체들이 잇달아 셀러(판매자) 지원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과열된 경쟁이 국내 판매자나 창업자들에게 넓은 ‘상생’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다음 달 셀러들의 판매 촉진을 위해 100억위안(한화 약 2조원)의 보조금 지원 정책을 시행한다. 오픈마켓 사업의 핵심인 입점 판매자의 혜택을 늘려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기존 셀러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알리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브랜드관인 ‘K-베뉴’를 론칭하고 입점·판매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세우며 국내 셀러(K-셀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 동아오츠카, 유한킴벌리 등 한국 주요 식품·생활용품 기업들이 입점해있다. 입점·판매 수수료 무료 정책에 최근 입점을 결정한 해태제과를 비롯해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다수의 식품 대기업들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는 당초 올해 3월까지로 정했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오는 6월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알리는 대기업 외에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해 있는 중소형·개인 셀러 육성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 사이에서는 입점 시기가 빠를수록 혜택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정을 서두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중소 판매 업체들이나 창업자들은 알리의 이런 수수료 무료 혜택이 반가울수 밖에 없다. 알리에 냉동식품을 납품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쿠팡 등 다른 플랫폼들과 비교했을 때 알리의 입점 수수료 무료 정책은 워낙 업계 사이에서는 파격적인 혜택인 만큼 셀러들 입장에서 안 할 이유가 없어서 입점하려는 업체들이 줄을 설 정도"라고 귀띔했다.


판매자 입장에서 수수료 면제는 가장 큰 혜택이다. 통상 판매자가 e커머스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매출의 10~20% 가량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수수료가 면제되면 비용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알리가 이처럼 플랫폼 셀러(입점업체)들에 대해 수수료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입점을 유도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자 SSG, 롯데온, 위메프, 쿠팡 등 K커머스 업체들도 일제히 셀러 지원 강화에 나섰다. 실력 있는 셀러를 확보한 플랫폼에 이용자들이 몰리고 이는 곧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에 유능한 셀러의 확보 여부는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통한다.


쿠팡과 알리 등 다양한 플랫폼에 뷰티 액세서리 제품을 판매하는 한 창업자는 “알리가 있기 전 과거에는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커져서 늘 고민이었다”면서 “알리의 수수료 무료 정책에 자극 받은 다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셀러들에게 혜택 지원을 해주다보니 우리 같은 영세 창업자들이 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최근 우리 정부에 한국 셀러들에게 1억달러(약 134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국내 셀러들의 우수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소싱 센터를 설립하고 6월에는 한국 셀러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판매 채널도 개설할 예정이다. 3년간 국내 중소기업 5만곳의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알리나 테무 등 C커머스의 이른바 초저가 공습 때문에 국내 소상공인 셀러나 벤더사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업체에 더욱 종속되거나 독과점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면서 “C커머스들이 이런 논란을 의식해 국내 입점 판매자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한국 사업 확장에 파격적인 투자금을 푸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글 싣는 순서
①韓 삼킨 초저가 전략…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
②알리가 쏘아올린 '제로 수수료' 정책이 창업자들 살려
③"중국 품에 안겨라" 인재 흡입하는 알리…고용 창출 효과는?
④중국산이어도 싸면 산다…소비 트렌드도 바꿨다
⑤中에 안방 내준 후에야 대응책 마련 분주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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