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샛별]②'갤럭시 신화' 고동진 "첫 발의 법안은 반도체특별법"

최종수정 2024.04.25 09:14 기사입력 2024.04.25 07:23

평사원에서 대표까지…갤럭시 흥행 이끌어
당 어려움에는 "현장서 단서 찾을 것"
"반도체 공장 순조롭게 가동되는 게 민생"

편집자주22대 국회에 입성하는 초선 의원은 131명이다. 2000년 16대 국회 때 112명 이후 최저치다. 국민은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이들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2대 국회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당선인 22인을 소개한다. ①박지혜 ②고동진

"풋 앤 클루(Foot & Clue·발과 단서)로 당을 바꾸겠다."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구병 당선인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상황에 빠진 당을 위해 현장에서 문제 해결의 단서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의원회관이나 사무실에 앉아있기보다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료 의원을 찾고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경청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치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훌륭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구병 당선인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담회를 진행했다. /제공=고동진 당선인

고 당선인은 삼성전자 대표이사로서 갤럭시 시리즈의 흥행을 이끈 장본인이다. 무선사업부장을 맡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해결하고 후속작인 갤럭시S8, 갤럭시노트8의 흥행에도 성공했다. 아울러 2019년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도 출시해 스마트폰의 새로운 먹거리를 제시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 자신의 능력으로 글로벌 기업의 대표까지 올랐다.


남 부러운 것 없는 경력을 가진 고 당선인이 정치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건 지난해 11월쯤이다. 그는 이전부터 제2의 인생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찰나에 정치권 입문을 권유받았다. 고민의 해답은 청년에 있었다고 한다. 고 당선인은 "지난해 7월 책을 출간하고 강의 요청이 들어와 청년들을 만났다. 삼성 바깥의 젊은이를 본 건 난생 처음이었다"며 "삼성은 교육 등을 사내에서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가 많았다. 예를 들어 공무원들은 민간 기업과 달리 투자가 안 이뤄지다 보니 환경이 열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2의 인생은 젊은 사람에게 내 재능을 환원하는 멘토로서의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청년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멘토로서 인생 살아야겠다고 생각"…정치계와 기업의 차이는 '책임지는 방식'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치 신인이라며 손사래 쳤지만, 그가 생각한 정치계와 기업의 차이는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위기의식에 대한 공감대는 정치계나 기업 모두 가지고 있지만 해결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고 당선인은 "기업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자리를 떠나기보다는 수습하고 대책을 세워놓고 그것이 굴러가게 만든다"며 "반면 정치권은 큰일이 벌어졌을 때 리더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관행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은 모든 구성원이 대표자급이다. 누구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묵시적 공감대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그가 함께하고픈 인물은 '바닥'에서 올라 온 사람, 거짓이 없는 사람이다. 기분이 나쁘면 얼굴에 바로 티가 나는 사람을 선호했다. 그 역시 마음을 알기 힘든 '정치 9단'보다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정치인이 되길 바랐다. 고 당선인은 "사람은 죽게 돼 있고 이후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 텐데 '훌륭한 정치인이었다'로 기억되고 싶다"며 "정치인으로서 고동진은 그래도 일했던 사람이라는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의 쌀이 아닌 국가의 무기됐다"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구병 당선인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담회를 진행했다. /제공=고동진 당선인

고 당선인은 가장 먼저 발의하고 싶은 법안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특별법'을 제시했다. 반도체 관련 신규 시설 투자를 돕기 위해 주요 경쟁국의 지원에 대응하는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인력·수력·전력 등 인프라 구축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그는 "반도체가 국가 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가라앉았다"며 "평택, 용인, 화성 등에 반도체 공장이 순조롭게 가동되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게 궁극적으로 민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은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 아닌 국가의 무기가 돼 버렸다"며 "반도체 생산에 있어 전력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재생에너지, 반도체 공장 가동 중에서 상식적으로 반도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역 과제로는 강남 주민이 받는 역차별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고 당선인은 "강남에는 개발되기 한참 전부터 살던 동네 주민이 있다"며 "원래 살아왔던 분들 위해 적어도 역차별은 없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끝나자마자 시의원, 구의원에게 투 두 리스트(To do list·할 일 목록)를 만들라고 했다"며 "현장을 보고 주민이 얘기한 부분을 리스트에 담아 꼼꼼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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