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스라엘과 계약 반대 시위 연루된 직원 50명 해고

최종수정 2024.04.24 16:35 기사입력 2024.04.24 10:20

구경했던 직원도 해고통보 논란
순다르 피차이 CEO "정치논쟁 금지"


구글이 최근 이스라엘과의 계약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사내조직과 연계된 직원들을 색출, 50명을 해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구경했을 뿐인데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반발하고 있어 법적 분쟁도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구글 내 반이스라엘 단체인 '인종차별 정책을 위한 기술은 없다(No Tech For Apartheid·NTFA)'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구글이 자신들과 연루됐단 이유로 5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은 지난 16일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구글 건물에서 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 시위를 벌였으며, 주도자들은 현장에서 사무실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구글이 이스라엘 정부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님버스(Project Nimbus)'에 참여한 것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글은 아마존과 함께 2021년 이스라엘 정부와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 님버스를 진행했는데, 해당 사업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원 파악 기술이 들어가 있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감시하고 탄압하는데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NTFA측은 "회사는 이제 시위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시위 장소 근처에 그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었던 모든 노동자들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며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노동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법적 분쟁도 예상되고 있다.


구글 측은 해고된 인원들은 모두 시위와 직접 연루된 사람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구글 측은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났으며, 파괴적 활동에 직접 연루된 직원들은 해고됐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해고된 모든 인물들은 확실히 사내 파괴적 활동에 연루돼있으며 우리는 이를 신중하게 여러차례 확인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과의 계약 반대 시위는 어느정도 일단락됐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이 장기화되면서 앞으로 해당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글 직원들은 물론 미국 안팎에서도 이스라엘 군사지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 기간이 7개월을 넘어가면서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자는 3만4000명을 넘어서며 대폭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구글 직원들은 첨단기술이 인간을 공격하거나 전쟁에 쓰이는 것에 큰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글은 직원들의 반대로 2018년 미 국방부와의 공동 프로젝트인 '메이븐(Maven)'도 중단한 바 있다. 메이븐은 무인기(드론)가 수집한 영상을 AI로 분석, 적의 첩보활동을 식별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당시 구글 직원들은 기술이 인간을 해쳐선 안되며 전쟁에 동원되서도 안된다고 반대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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