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청부살인 의뢰한 10대…돈만 챙겨 달아난 20대 사기범

최종수정 2024.04.19 16:02 기사입력 2024.04.19 16:02

'청부살인' 의뢰 여중생에 3000만원 요구
돈 없다고 하자 70만원 뜯어내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한 10대 여학생을 속여 돈만 받아 가로챈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신흥호 판사)은 사기와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20)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2일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며 연락한 B양(16)으로부터 7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인터넷에 "청부살인이나 장기 매매를 대신해주겠다"는 광고 글을 올렸고, 이를 본 B양은 A씨에게 연락했다. A씨는 B양에게 "3000만원을 주면 원하는 대로 청부살인을 해주겠다"며 "일단 있는 돈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했고, 2차례 돈을 받아 챙겼다.


이틀 뒤 B양이 "더는 돈이 없어 청부살인 의뢰를 취소하겠다"고 하자, A씨는 "취소는 안 된다"며 "이미 조선족(중국동포) 애들이 (너희 부모를) 찾고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장기 매매로 진행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추가로) 3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네 신상을 다 뿌릴 수 있다"고 협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도 못 했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과거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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