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내년부터 가입자 수 공개 안한다...장외 4%대 하락(종합)

최종수정 2024.04.19 08:15 기사입력 2024.04.19 08:15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가 내년 1분기부터 실적 발표 시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 가입자 유치전으로 정의되는 '스트리밍 전쟁'에 주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예상을 훨씬 웃돌았으나 향후 전망치는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재 넷플릭스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분기 가입자 933만명 증가…시장 예상치 상회

넷플릭스는 1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933만명 늘어난 2억696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증가폭은 월가 예상치인 480만~510만명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93억7000만달러, 순이익은 2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또한 월가 전망(92억8000만달러, 19억8000만달러)을 웃돈다. 주당 순이익(EPS)은 5.28달러를 나타냈고, 영업이익률은 28.1%로 전년 대비 7%포인트 이상 뛰었다.


예상을 웃도는 넷플릭스의 성적표는 그간 추진해온 비밀번호 공유 단속,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요금제 도입 등의 효과로 분석된다. '그리셀다', '아바타: 라스트 에어벤', '아메리칸 나이트메어'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들을 잡았다는 평가다. 회사측은 "2024년의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실적 가이던스는 부진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2분기 유료 가입자 수 증가폭은 1분기에 비해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께 제시한 2분기 매출 전망치 역시 94억9000만달러로 월가 기대(95억1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스펜서 노이만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3년 하반기 광고 수익 등에 대해 "정말 좋다"면서도 이제 순 가입자 증가세가 이전같지 않을 것임을 인정했다.


"가입자 수·평균수익 공개 안할 것"

특히 넷플릭스는 2025년1분기부터 분기별 가입자 수, 회원당 평균수익(ARM)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선언했다. 회사측은 그 배경으로 "수익, 이익이 거의 없던 초기에는 가입자 수 성장이 미래 잠재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였지만, 이제는 상당한 수익과 자유로운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경영진과 동일한 기준으로 회사를 판단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가입자 수 대신 수익, 영업마진, 잉여현금흐름, 넷플릭스 이용시간 등을 핵심 재무지표로 삼고자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제매체 CNBC는 "가입자 유치전으로 정의되는 '스트리밍 전쟁'에 있어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넷플릭스가 5년가량 이어진 스트리밍 전쟁에서 1인자 자리를 지켜왔으며 이제 월가가 가입자 수가 아닌 매출, 이익 등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기업으로서 한층 성숙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반면 넷플릭스가 더 이상 가입자 증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일종의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드브릿지의 제이미 럼니는 마켓워치에 "넷플릭스의 가입자 기반 성장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포브스 역시 "스트리밍 강자(넷플릭스)가 1분기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세로 돌아왔지만, 일각에서는 비밀번호 공유 단속 성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부진한 가이던스를 둘러싼 실망감이 확인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의 주가는 정규장을 약보합 마감한 데 이어 현재 시간외거래에서 5%에 가까운 낙폭을 보이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잠시 급등했던 주가는 이후 세부 사항이 공개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야후파이낸스는 최근 몇달간 넷플릭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고 현재 주가가 52주 최고치 인근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월가의 기대가 주가에 내재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지난 1년간 넷플릭스의 주가 상승폭은 85%에 달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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