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고기' 곤충사육사를 아시나요 [뉴 잡스]

최종수정 2024.04.19 16:00 기사입력 2024.04.19 16:00

친환경 육류, 곤충 고기
올해 시장 규모 2.4조원
곤충 전문가 수요도 커져

편집자주초고령화와 초저출산, 여기에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직업의 세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직장인생의 새로운 도전, 또는 인생 2막에 길을 열어주는 새로운 직업 ‘뉴 잡스(New Jobs)’의 세계를 알려드립니다.

곤충이 대체 단백질로 주목받는 시대다. 이미 해외에선 곤충 과자, 곤충 햄버거까지 개발된 상태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곤충 식품은 대부분 이미 완성된 소시지나 패티이기에 혐오스러운 외형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곤충 식품이 가축을 밀어내고 우리 식탁을 차지할수록, 곤충 수요는 더욱 폭증할 수밖에 없다. 곤충사육사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번데기·애벌레 기르는 전문 사육사

시판용으로 나온 식용 곤충 밀웜. 국내에선 '고소애'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미지출처=백만돌이 농원 홈페이지]

곤충사육사는 식용곤충을 길러 곤충 가공 기업에 납품하는 직업이다. 농촌진흥청이 규정한 국내 식용 가능 곤충은 현재 총 10종으로,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장, 흰점박이꽃무지애벌레, 밀웜 등 대부분 애벌레나 번데기, 메뚜기 종류다. 해당 곤충은 전문 사육 시설 내에서 대량으로 길러내야 한다.


곤충은 생각보다 기르기 까다로운 생물이다. 사육장 내 기온과 습도, 공기 등 환경 조건을 세밀하게 조율해야 하며, 벌레의 천적일 수도 있는 외부 동식물 유입도 철저히 막아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변수는 질병이다. 가축도 축산 시설에서 대량으로 기르면 감염병에 취약해진다. 그나마 소, 돼지 등은 가축용 백신이 발달했지만, 이제 막 산업화를 점치고 있는 곤충에게는 약이 없다. 사육사는 곤충의 건강 상태를 매일같이 체크하며 길러내야 한다.


올해 시장 규모 2.4조…"전문가 양성 필요"

건강한 곤충을 기르려면 적절한 토양, 기온, 습도, 환경 조건을 맞춰야 한다. 식용 곤충은 대규모 사육 시설에서 기른다. 사진은 세계 최대 곤충 공장을 설립한 프랑스 스타트업 'Ynsect(인섹트)'. [이미지출처=YTN 유튜브]

현재 식용 곤충사육사는 주로 민간 기관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 직접 사육장을 차려 기르는 자영업의 형태가 대세다. 특히 국내에선 식용 곤충 산업 자체가 이제 막 시작되는 타이밍이라, 곤충을 판매할 판로 개척과 홍보가 중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농촌진흥청 및 각 지방자치단체는 곤충 전문가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또한 지난 15일 곤충자원 관련 전문인력 20명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곤충 시장은 올해 약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관련 인력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조상태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전문가 양성을 통해 미래 신산업성장으로 주목받는 곤충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기 포기할 수 없는 인간, 환경 지키려면 곤충 먹어야

소고기 200㎏을 도축할 때 24㎏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같은 양의 곤충 고기는 단 0.7㎏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미 고도의 산업화를 이룬 일반 축산업과 비교할 때 곤충 산업의 강점은 무엇일까. 곤충이 '대체 고기'로 주목받는 가장 큰 장점은 환경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중 10%는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과 배설물 처리 과정에서 나온다. 일각에선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곤충은 소처럼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게다가 곤충의 살은 대부분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 영양분을 추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를 보면, 소고기 200㎏을 만드는 데 24㎏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같은 양의 식용 곤충 고기를 만들 때는 단 0.7㎏의 이산화탄소만 배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간에게서 고기를 포기하게 만들 수 없다면, 곤충 고기로 대체하는 게 환경을 지키는 미래인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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