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관.종]파라다이스, 11년만에 코스피 이전상장 주사위 던졌다

최종수정 2024.04.17 11:09 기사입력 2024.04.17 10:58

1분기 양호한 실적 전망
신규 카지노 개장에 따른 우려 해소
코스피 이전상장, 주가에 긍정적 영향 기대

편집자주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1년만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재추진하는 {$_001|파라다이스_$}가 이전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 상승 토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파라다이스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꾸준한 실적 회복을 통해 지난해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신규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개장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올해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적 회복으로 우려 해소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8.63% 상승했다. 1월17일 장중 1만221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연초의 부진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이는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연초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신규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개장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3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인스파이어 카지노가 문을 열었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1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에 대한 최종 허가를 취득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는 2005년 이후 19년만이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스파이어 카지노 개장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연초 파라다이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경쟁 심화로 고객 유출, 마케팅비와 인건비 증가 등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스파이어가 개장했음에도 파라다이스는 1분기에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경쟁 심화 우려를 불식시켰다. 파라다이스의 올해 1분기 카지노 매출액은 2088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4% 증가했다. 테이블에서 고객이 칩 구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인 드롭액은 1분기 1조7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8% 늘었다. 드롭액은 1월에는 19.4% 증가한 5689억원, 2월 56.0% 늘어난 5654억원, 3월에는 39.9% 늘어난 59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5557억원보다 늘어난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2681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103.68% 증가한 수치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695억원,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며 "카지노 부문의 경우 드롭액 성장이 두드러진 가운데 우호적인 홀드율(순매출/드롭액)이 더해지면 전년 대비 매출이 대폭 성장했고 인스파이어 개장에 따른 과도한 비용 지출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입 관광객이 꾸준히 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실적 전망이 밝은 상황이다. 올해 2월까지 중국인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객)는 62만명, 일본인 인바운드는 33만명으로 2019년 대비 74%, 78%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외국인 카지노 VIP방문객 수의 경우 2019년 대비 80% 이상 회복됐다. 이화정 연구원은 "일본 골든위크(4월29일~5월5일) 및 중국 노동절(5월1일~5월5일) 연휴 효과로 한동안 인바운드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국인 카지노의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 역시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느리지만 중국 VIP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카지노 부문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VIP가 견고한 가운데 기대했던 속도보다 느리지만 중국 VIP 모객 증가도 발생하고 있고 구조적인 국제선 항공 확대까지 남아있기에 지금과 같은 추세만 유지되더라도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부문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9942억원, 영업이익 1458억원을 달성했다. 1972년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181% 늘었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0년, 2021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코로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실적 성장궤도에 올랐다. 이남수 연구원은 "2024년 전망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시 성장으로 밝다"면서 "해외여행 확대로 인한 호텔 부문의 부진과 인스파이어 리조트와의 경쟁 심화 등 위협 요소가 존재하지만 국내 1위의 카지노 실적이 성장의 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스파이어가 아직 개장 초기인 만큼 향후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남수 연구원은 "향후 실적 향방의 키는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초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라며 "인스파이어 카지노 영향을 초기 단계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5월 골든위크, 7~8월 성수기를 1차 접전 기간으로 본격적인 모객 경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인한 고객 유출이 우려됐으나 잘 방어했다. 물론 두 달간의 실적으로만 앞으로의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출혈이 없다는 점은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인스파이어와 모객군이 겹치는 만큼 일본 VIP 유출 방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어야 함은 변함없다"고 짚었다.


코스피 이전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현재 준비 중인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도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 이전상장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고 지난 8일에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이전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파라다이스가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11년만이다. 파라다이스는 앞서 지난 2013년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코스닥 우량기업의 이전 상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이전 상장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자진 철회했었다.


그러나 동종업체 중 유일하게 코스닥에서 거래되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재차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전 상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7월에는 이전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상장 예비심사 승인, 신규 상장 및 코스닥 상장폐지 신청이 이뤄지고 7월에는 신규 상장 신청 승인 및 매매 개시가 되는 등 이전 상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전 상장 추진 목적은 거래 규모 및 수급이 원활한 코스피 이전을 통해 투자자 저변을 확대시켜 장기적으로 동행이 가능한 대형 기관, 연금,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를 제고시키고 이미 코스피에서 거래 중인 동종업체들과 섹터를 구축해 기업가치 재평가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파라다이스의 이전 상장이 주가, 기업가치 재평가 등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호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수급 활성화 측면에서 주주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남수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이 확정되면 동종업체와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수급 개선, 섹터내 가장 안정적인 이익 흐름을 기반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 동반 등이 긍정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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