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앞두고 왜 양보를…중국 마라톤서 개최국 1등 몰아주기 의혹

최종수정 2024.04.16 14:07 기사입력 2024.04.16 14:07

中 허제 선수, 하프 마라톤 대회서 1등
앞서 뛰던 외국 선수들, 먼저 가라는 듯 손짓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이 중국 선수에게 우승을 양보한 듯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허제 선수가 1시간 3분 4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고 전했다. 허제 선수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그는 지난달 우시에서 열린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6분 57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중국 신기록을 세운 바 있으며, 올여름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외국 선수들이 중국 선수에게 손짓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엑스(X)]

허제 선수가 하프 마라톤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허제 선수의 우승에 의아함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앞서 달리던 아프리카 선수들이 결승선을 앞두고 허제 선수에게 먼저 가라는 듯 손짓했기 때문이다.


X(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관련 영상을 보면 결승선을 앞둔 케냐 선수 로버트 키터와 윌리 응낭가트, 에티오피아 선수 데제네 비킬라는 뒤따라오던 허제 선수를 보고 속도를 늦췄다. 이들 선수 3명은 나란히 허제 선수보다 딱 1초 뒤져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허제 선수가 우승을 위해 질주했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경쟁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승부 조작을 신고하려면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국 공산당 최고 사정기구)로 가야 할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함께 마라톤을 완주한 응낭가트 선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친구라서 허제가 우승하게 했다"면서도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고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최한 베이징 체육국은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베이징 당국은 미국 NBC 뉴스에 "엄청난 관심을 받은 이번 사안의 조사 결과는 즉시 대중에게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허제 선수와 중국의 하프 마라톤을 후원하는 중국 스포츠 회사 엑스스텝(Xstep)도 "여러 당사자에 의해 조사되고 확인되고 있다"며 "추가 정보는 가능한 한 빨리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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