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심도기행' 남긴 화남 고재형의 생가 가는 길

최종수정 2024.04.17 07:51 기사입력 2024.04.17 06:00

돈대와 강화산성 잇는 '강화 나들길 6코스'


강화 나들길 6코스는 강화터미널에서 시작해 선원사지, 삼동암천, 화남생가, 능내촌입구, 광성보로 이어지는 총 18.8km에 이르는 거리로, 6시간가량이 걸리는 난이도 '중급' 코스다.


터미널을 벗어나 걷다보면 선원사지에 발길이 닿는다. 선원사지는 1245년 최우가 호국사찰로 창건했다. 여기에 대장도감을 설치해 현재 합천 해인사에 있는 고려 팔만대장경 목판을 만들어 보관했다고 한다. 출토유물은 자기류, 기와류, 소형 청동 탄생불, 금동나한상, 탄화된 사경편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자기류 대부분은 12세기 후반∼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청자편이 대부분이고 기와류는 평기와가 가장 많고 막새, 취두, 잡상 등이 출토됐다. 이어 연꽃재배지, 환경농업교육관 등을 지나면 화남생가에 도착한다.


화남 고재형 선생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지금도 후손이 살고 있다. 고재형 선생은 1906년 강화군 17개 면 100여 마을을 필마로 직접 돌아다니며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과 풍습을 남기고자 칠언절구의 한시 256수를 지어 '심도기행'이라는 기행시집을 남겼다. 화남 선생이 걸었던 길이 지금의 강화 나들길 모태가 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화남생가를 지나 오두리마을회관을 거쳐 광성보에 도착하면 6코스가 마무리된다. 광성보는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한 요새로 강화 12진보 중 하나다. 오두돈대, 화도돈대, 광성돈대를 관할했다. 1871년 신미양요 때 이곳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다. 미군은 초지진과 덕진진을 점령한 후 광성보에 이르러 상륙 전 포격으로 광성보를 초토화시켰다. 이에 맞서 어재연 장군은 무기 열세에도 불구하고 장렬히 싸우다 순국했으며, 이곳엔 어 장군을 포함해 350명을 기리는 전적비가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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