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복귀' 위메이드 박관호, 이사회 의장직 겸임한다

최종수정 2024.03.29 13:39 기사입력 2024.03.29 13:39

경영 효율화로 사법 리스크 등 위기 극복

12년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위메이드 창업주 박관호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과 대표이사직을 겸임하기로 했다. 위믹스 등 블록체인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29일 성남시 분당구 위메이드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14일 장현국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에 따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바 있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박 회장은 앞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정관상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 금지 조항은 없다"면서 "박 회장이 이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하며 회사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에선 창업주가 직접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상장사 중에선 엔씨소프트 창업주 김택진 대표가 겸임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방준혁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회사 경영은 두명의 각자대표(권영식·김병규)가 맡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장병규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김창한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박 회장이 겸임을 결정한 건 경영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연간 영업손실 80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125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회사 핵심 사업인 위믹스 등 블록체인 사업도 사법 리스크에 빠진 상태다. 최근 검찰이 위믹스의 가상자산 발행량 사기 혐의와 관련해 위메이드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위메이드는 여전히 2022년 발생한 위믹스의 유통량 논란으로부터 불거진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그동안 장 부회장에게 몰렸던 과도한 책임을 덜어내는 동시에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장 부회장은 2014년 위메이드 대표직을 맡은 이후 위메이드맥스 대표 등을 겸하며 위메이드의 거의 모든 의사 결정 절차에 관여해왔다. 이 와중 사법 리스크로 인한 사법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경영 효율성은 그만큼 낮아졌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한 블록체인 사업을 하다보면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변수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 회장의 겸직은 위기를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