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vs영풍]"신주발행 안되면 그 손해는 주주 몫…환원 많은 회사 잘 돼야"

최종수정 2024.03.29 15:04 기사입력 2024.03.29 07:17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 이상목 대표 인터뷰

편집자주75년간 동업해오던 고려아연과 영풍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배당금을 두고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가 하면 계열사인 서린상사의 경영을 찾기 위해 법정 공방도 불사하고 있다. 두 회사의 갈등 이면에는 경영진의 서로 다른 경영철학이 충돌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두 회사의 분쟁이 다른 회사뿐만 아니라 선량한 투자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본지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분쟁이 가져오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신주 발행 취소되면 고려아연 주가 폭락합니다. 현대차가 사업자에서 빠지는 건 주주가치 제고에 엄청난 악재입니다. 진짜 취소되면 (영풍은) 어쩌려고 이러는지…."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 이상목 대표는 29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건 ‘신주 발행 무효’ 소송에 대해 "개인 주주 90%는 이 소송에 반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풍은 지난해 9월 고려아연과 현대자동차 해외 합작법인 ‘HMG글로벌’ 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의한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 대표는 "현대차나 한화, LG화학 등 제3자배정이나 주식 맞교환을 통해 외부에서 투자받은 것을 두고 영풍은 주주가치 훼손이라고 주장한다"며 "일반적으론 맞지만 고려아연의 경우는 다르다"고 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 이상목 대표

그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에 ‘현대차에 5% 지분 주고 투자받겠냐 가만히 있겠냐’고 하면 100곳 중 99곳은 받는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완성차 업체는 부품까지도 결정할 권한이 있는 곳"이라며 "원재료를 다루는 고려아연처럼 밸류체인상 끝단에 있는 회사 입장에서 현대차 투자를 받는 건 사업적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풍 말대로 경영권을 방어하려고 현대차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다면 고려아연 사업과 무관한 네이버 등에서 투자받아 IT 신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해야 한다"며 "고려아연은 몇년 전부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겠다고 했고, 이 연속선상에서 현대차와 거래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만약 영풍이 반대하고자 했다면 지난해 바로 실행했어야 한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며 "한미사이언스처럼 ‘제약회사인데 왜 화학회사에 파느냐’는 식으로 한 달 내에 바로 난리가 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관련 사업 때문에 동종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신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경영권 안정이 개인 주주 입장에서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이 높은 만큼, 주주 입장에선 좋은 경영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DB손해보험에서 퇴사한 후 소액주주 운동을 하는 컨두잇을 설립했다. 그는 지난달 "고려아연 주주환원율은 68%로 우리가 찾던 모범사례"라며 고려아연의 배당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를 두고 영풍은 고려아연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무를 위탁받은 업체의 주장이라며 이해관계 상충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주주환원을 모범적으로 하는 회사가 비난받지 않도록 오히려 우리가 신경 써야 한다"며 고려아연을 옹호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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