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증거 따라 피해장병 예우 달라진다[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6.09.28 08:26 기사입력 2026.09.28 08:26
적 설치한 위험물에 의한 부상 밝혀야 전상 분류
해병대 제2사단 장병들이 12일 인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 뒷장술 해수욕장에서 유실지뢰를 탐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잔해 수거를 하지 못했다. 북한 지뢰란 점을 밝히지 못할 경우 지뢰로 부상을 입은 수색대대장인 중령 등에 대한 예우와 보상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폭발사고 엿새 만인 27일 사고 현장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일몰 때까지 DMZ 내 기동로에 대한 지뢰 정밀탐색, 추가적인 기동로 확장 등을 실시했다. 군정위 측 인원, 조사기관 등 총 40여 명이 투입됐지만, 폭발 발생 추정 지점까지 실제 도달하지 못했다. 사고 현장에 남은 잔해를 수거하지 못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사고 발생 엿새 만에 현장 조사가 이뤄진 데다 해당 지역에 비가 내린 만큼 지뢰 잔해와 화학 잔존물 등 현장 증거가 유실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장에 남은 지뢰 파편 등을 확보하는 것은 폭발물이 북한군 지뢰인지, 아군 지뢰인지를 규명할 관건으로 여겨져 왔다.
남은 증거는 사고 직후 부상 장병들이 착용했던 방호복 등 장구류와 화약 흔적, 수술로 제거한 파편 등이 유일하다. 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 중이지만 북한 지뢰 잔해라는 점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 군의 M14 대인지뢰에 든 폭약은 TNT 약 28g이지만 북한의 목함지뢰(PMD-57)에는 TNT가 200~220g 정도 들어간다. TNT 외에 북한 지뢰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북한 목함지뢰 도발 당시에는 사고 당일 현장 증거를 수집해 북한 지뢰라는 단서를 찾아냈다.
지뢰 잔해를 찾지 못해 북한 지뢰라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부상을 입은 군인의 예우는 달라진다. 군인사법상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한 부상은 전상, 아군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한 부상은 공상으로 분류된다. 예우와 보상에 차이가 있다. 이 논란은 2015년에도 있었다. 당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는 2019년 국가보훈처에서 공상 판정을 받았지만, 이의신청에 따른 재심의에서 전상으로 판정이 뒤집혔다.
합참은 "장병들의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유엔사와 철저한 합동 현장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해서 준비해 왔다"며 "사고 원인 등을 철저하게 조사해 국민 여러분께 투명하게 설명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실시될 현장 조사 등을 토대로 그 결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