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급한 57개 핵무기는[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6.08.20 10:35 기사입력 2026.08.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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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첫 언급… 전술핵 포함 가능성
북, '화산-31' 탑재가능한 10종 무기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것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 중인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 핵무기는 그간 전문가 그룹이나 단체가 내놓은 추정치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미 핵과학자회(BAS)는 지난 2024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대 90기의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으며, 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운반하는 핵탄두 50기가량을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발간한 '2026 SIPRI 연감'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 추정치를 지난해 50기에서 올해 60기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북한 핵무기 추정치는 인도(190기), 파키스탄(170기), 이스라엘(90기) 등 기존 '사실상 핵보유국' 국가들보다는 적다.


'핵무기 57기' 세계 연구소 발표 수치와 비슷


북한은 올해 초 전략무기 다변화를 선언했다. 핵무기는 물론 첨단 재래식 무기 개발에도 매진해 이 둘을 연계하는 핵-재래식 통합(CNI) 전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올해 2월 개최된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새 5개년 계획기간 공화국 무력의 군사 기술력을 세계 최강의 수준에 올려세우기 위해 새로운 비밀병기, 특수한 전략자산들을 우리 군대에 취역시킬데 대한 중대한 과제"들을 제시했다. 새 5개년 계획에는 지상·수중발사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인공지능을 활용한 무인공격 전력, 대 위성 공격 특수자산, 전자전 무기체계, 진화한 정찰위성 확보 등이 포함됐다.


김정은 올해부터 핵 무력 증강 의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같은 달 진행된 제9차 노동당 대회의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 무력 증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연차별로 국가 핵 무력을 강화할 전망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핵무기 수를 늘이고 핵 운용 수단과 활용공간들을 확장하기 위한 사업에 전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탄두 개수를 늘릴 뿐 아니라 기존의 육상 기반 ICBM은 물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통해 발사 플랫폼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국방과학연구기관들이 조직한 중요 무기시험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전술탄도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해안 발사대에서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김 위원장은 수상 및 수중 전력의 핵 무장화를 강조했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도 국방력 발전의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하며 그중 하나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 무기 보유'를 내세운 바 있는데, 이런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건조 장면을 공개한 8700t급 핵잠수함 등이 수중 핵전력의 주요 무기체계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대남 타격 수단 강화를 강조했다. 주요 수단으로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600㎜ 방사포와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 방사포, 북한판 KTSSM(전술지대지유도무기)인 전술 유도미사일을 연차별로 증강 배치해 공격의 밀도와 지속성을 제고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은 아울러 상대 지휘통신 체계를 마비시킬 수 있는 전자공격 무기체계와 형상 기억을 통한 목표 타격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탑재된 공격 무인기, 북한을 감시하는 위성 자산을 공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 개발 방침도 천명했다.


전술 핵탄두 '화산-31' 전력화 선언


북한은 이미 이달 19일 당대회를 앞두고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도 열었다. 이날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은 전술 핵탄두 대량생산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발사차량에 실린 600㎜ 방사포가 대규모로 공개되면서 이들 무기체계가 사실상 실전 배치 단계임을 알렸다. 600㎜ 방사포는 400㎞에 육박하는 사거리와 유도 기능 등을 토대로 한미 정보 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있다.


북한이 강조한 대남 타격무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공개한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한 무기들이다. 북한은 화산-31을 600㎜ 초대형 방사포(KN-25), 무인 수중 공격정 해일, 화살-1, 2 순항미사일, KN -24(에이태큼스),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10종 이상의 무기에 탑재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북한 정권 수립기념일인 9·9절 연설이나 국방과학원 장갑 방어무기연구소 방문해 핵무기의 수량 증가와 실전배치 구상 등을 드러냈다.


전술 핵탄두 탑재 10여종 무기도 공개


군 당국은 화산-31의 위력을 10kt(1kt은 TNT 폭약 1000t의 위력)으로 추정한다. 2009년 3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당시에는 5kt의 폭발력을 보여줬다. 북한이 남한 타격용으로 개발한 KN-23·24·25 등 신형 탄도미사일 8종에 화산-31을 탑재하면 한국 전역에 대한 핵 타격 위협이 현실화된다. KN-23(최대 사거리 800km), KN-24(600km), KN -25(400km)는 남한 전역이 타격권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술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기 전인 대선 때부터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하게 주장되어 왔다. 김정은은 2021년 1월에도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을 언급하며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강조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여섯차례 핵실험을 했는데 3~6차까지는 김정은 집권기에 이뤄졌다. 폭발 위력도 6~7kt(3차), 6kt(4차), 10kt(5차), 50kt(6차) 등으로 점점 세졌다. 만약 초대형 핵탄두 폭발시험을 한다면 위력은 6차 때의 2~3배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술핵 부정 땐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우리 정부의 입장도 동일하다. 군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핵실험이 진행되지 않은 3, 4번 갱도에서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 버튼을 누른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 시험일 가능성도 크다. 국정원은 2024년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선 플루토늄 약 70㎏,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며 "미국 대선 이전보다는 이후가 될 수 있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북한이 10여년 전에는 플루토늄, 우라늄탄을 약 20여기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수치는 수소탄과 화산 31 전술핵도 추가 포함된 수치로 보인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6차까지 했기 때문에 지난 핵실험으로 축적된 데이터로 전술핵까지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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