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한미 연합훈련 축소"… 3대 후폭풍 온다[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6.08.19 09:53 기사입력 2026.08.19 09:45
트럼프 지시에 시작된 훈련 절반으로 줄여
대북태세·전작권 전환·핵잠 등 악영향 우려
연합뉴스
한미 정례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일정이 대폭 축소됐다. 대북 태세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까지 늦어질 수 있어 한미동맹에 균열이 선명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합동참모본부는 "올해 UFS 연습 기간을 17일부터 21일까지로 조정하고 야외기동훈련(FTX)을 일부 축소해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연합사는 전시 지휘소를 CP 탱고와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나눠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FS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 훈련(CPX)과 야외 기동 훈련으로 구성된다. 당초 한미는 17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의 도발에 방어하는 1부 '방어' 훈련을 진행한 뒤 이후 27일까지 대북 역공격 훈련인 2부 '반격' 가상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올해 연합훈련 절반으로 축소
상황은 급변했다. UFS가 시작된 다음 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따른 후속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연합 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미 대통령의 지시로 조정하는 것은 첫 사례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연합사 전시 지휘통제소인 CP 탱고에서 근무 인원을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 일부 인원이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화한 북한전술 대비훈련도 줄어
연합훈련이 축소되면서 후폭풍은 거세졌다. 야외 기동훈련이나 실사격훈련 등이 줄어들면 한미 연합 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미는 올해 훈련에서 북한의 드론 공격과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사이버 공격 등 최근 변화한 위협을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실기동훈련과 가상·모의훈련 등도 병행할 계획이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군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드론 운용을 비롯한 현대전의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탄도미사일 생산 기술도 개선할 수 있다.
북한은 파병 인원도 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총국(HUR)의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한 규모의 병력을 추가로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약 8500명인 러시아 내 북한군 배치 규모가 향후 3만∼5만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8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규모가 3만∼5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작권 전환 시기 사실상 연기 불가피
전작권 전환도 문제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올해 전작권 전환의 3단계 중 2단계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인 2030년 6월까지 전작권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우리 군도 이번 연합훈련에 앞서 한미 동맹의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준비를 지속해서 추진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강조해 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올가을 열릴 전망인 SCM에서 임무수행능력 평가 3단계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 FOC 검증과 전작권 전환 시기를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할 예정이었다. 이 일정은 연합훈련이 축소되면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기면서 양국이 약속한 핵추진잠수함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뒤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관련한 기술이전을 승인하면서 잠수함 연료 조달 방안을 놓고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진전은 없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한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도 후속 협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협력을 다룰 범정부 후속 협의는 지난 6월에야 처음 열렸고, 2차 회의 일정은 아직 잡히지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안보 문제로 이어진다면, 핵추진잠수함 협상은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핵잠 일정까지 미루며 분담금 요구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일정을 늦추면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으로 압박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와 마찬가지란 의미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한미 연합훈련을 '전쟁게임'이라고 부르며 비용 문제를 지적했고, 이후 일부 훈련이 유예되거나 축소됐다.
올해 기준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약 1조5000억원이다. 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라 올해부터 5년간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해서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액의 안보 청구서를 또다시 예고할 수 있다. 특히 이란전에 미국 핵심 전력이 투입되면서 인도·태평양의 군사태세에도 부담이 된 것도 한몫한다. 일본에 배치된 핵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서태평양에 미 항모가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대북 메시지뿐 아니라 이란 문제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압박하려는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한미 사이에는 핵추진잠수함과 조선 협력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한미동맹으로 외교적으로 견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