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출입은행, KAI 민영화 작업 시작하나
최종수정 2026.08.12 10:29 기사입력 2026.08.12 09:32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KAI 컨설팅 공고는 사실상 매각을 위한 KAI 실사를 의미하는 셈"이라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매각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KAI 민영화 계획이 없다"면서 "용역은 업계 전반의 주요 우주항공기업과 산업생태계를 분석하는 것이어서 실사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KAI 컨설팅 용역 발주… 업계 "사실상 실사"
한화·현대·LIG D&A 등 국내 방산기업 관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KAI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KAI에 대한 컨설팅 용역 공고를 내면서 사실상 민영화 작업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분석이다. 수출입은행이 KAI에 대한 컨설팅 용역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수출입은행은 전자입찰을 통해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입찰 기간은 내달 22일까지이며 용역 기간은 3개월이다. 용역 기간이 12월에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KAI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장 임명 늦어지면서 민영화 탄력
KAI는 양대 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과 국민연금공단(8.3%)이다. KAI를 준공기업으로 보는 이유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면상으로는 회사의 경영 자율을 보장하기 위한 방침이지만 정권에 따라 대표이사 사장이 자리를 나눠 갖는 구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서는 이례적으로 사장직이 8개월간 공석이 이어지면서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한화그룹 가장 적극적 인수작업
KAI의 민영화는 과거에도 진행됐다. 한때 대한항공, 현대중공업이 인수전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최근 국내 방산기업들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한화가 가장 적극적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KAI 지분 15% 이상 확보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대에 오르게 됐다.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과의 지분율 격차는 10.52%포인트로 줄었다. 한화는 국내 우주·항공·방산 산업 재편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한화는 항공 엔진, 유도무기, 레이더, 위성, 지상·해양 방산 역량을 갖고 있고, KAI는 전투기·헬기·무인기 등 완제기 체계종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항공기 사업에 인수 의지
LIG D&A도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업계는 KAI의 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을 매수하는 데 3조원가량 예상했지만, 주가가 상승하면서 7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LIG D&A는 자사가 30%를, LG그룹 계열사가 70% 자금을 투자한다면 인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인수작업을 했다가 계엄으로 인해 무산됐고, 주가가 오르면서 인수설은 멈칫했다.
컨설팅은 사실상 KAI 인수 위한 실사될 듯
현대차그룹도 KAI 인수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에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를 설립한 후 사명을 '슈퍼널'로 변경하고 2028년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eVTOL은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전기 추진형 항공기로 도심 교통 혼잡 해소와 탄소 배출 저감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KAI는 1999년 설립 이후 KT-1 기본훈련기부터 KF -21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군용 항공기 개발에 집중하며 독보적인 비행체 설계 기술을 축적해 왔다. 현대차그룹의 대량 생산 능력, 글로벌 공급망과 KAI의 독보적인 '항공 DNA'가 결합하겠다는 의지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KAI 컨설팅 공고는 사실상 매각을 위한 KAI 실사를 의미하는 셈"이라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매각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KAI 민영화 계획이 없다"면서 "용역은 업계 전반의 주요 우주항공기업과 산업생태계를 분석하는 것이어서 실사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