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국방부 연이은 의견 충돌[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6.06.24 11:14 기사입력 2026.06.24 10:07
북한 MDL 철책 설치 등 행위 놓고 이견
유엔사 "문제없다" vs 국방부 "협정위반"
유엔군사령부와 국방부가 또 한 번 충돌했다. 북한의 최근 군사분계선(MDL) 국경선화 작업이 정전협정 위반 문제를 놓고 한국 국방부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우리측 지역을 올해만 5차례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는 24일 홈페이지에 설명자료를 내고 북한군의 MDL 근접 철책 설치 등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 행위라는 한국 국방부의 입장을 사실상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엔사는 홈페이지에 '유엔사 설명자료 : 비무장지대(DMZ) 정전협정 이행 및 최근 북한의 활동'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유엔사는 "울타리 설치 및 도로 보수를 포함해 최근 북한의 건설 활동은 MDL 이북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중화기 반입을 수반하지 않는 한 1953년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철책 설치 및 도로 보수에 대해 "MDL 이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 허용된다. 울타리는 방어 및 분리 목적을 위한 시설"이라며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뢰 매설 역시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며 "북측 지역에 방어 목적으로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북한군의 건설 활동이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MDL을 기준으로 최대 이격거리 100m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MDL 침범 증거는 없으며 모니터링 결과 북한이 중화기와 드론 등을 DMZ에 반입한 증거도 없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한국이 남측 DMZ에서 "현재 도로, 울타리 및 수목 정리와 관련된 36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이 역시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며 "유엔사는 남북 양측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의 DMZ 내부 작업을 나란히 기재한 것은 결국 한국도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북한만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유엔사는 "최근 작전 과정에서 북한군은 오판을 막기 위해 기존에 확립된 유엔사와의 연락 메커니즘을 활용해 왔다"며 북측과 그간 소통한 내역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북측은 2024년 10월에는 교통 통로(남측과의 연결 도로·철도)를 차단하겠다는 의향을, 지난해 여름에는 울타리 건설 및 도로 보수를 개시한다는 의향을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MDL 근접 작업에 대해 유엔사가 적극적으로 경고를 전달해 북한군이 우발적 월경을 막기 위해 태세를 조정하고 북측으로 후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 특히 MDL에 80∼90m가량 바짝 붙여 철책을 세우는 행위 등을 DMZ를 완충지대로 설정한다는 정전협정 조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정한 상태다. 정부는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으로 사실상 완충지대가 무력화되고 DMZ가 무장화될 수 있는 만큼 유엔사가 현장확인 등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계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와 국방부의 충돌은 이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방부는 MDL 획정을 위한 남북 간 협의를 하기 위해 '유엔사를 통해 회담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유엔사는 그런 입장을 북측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전협정상 유엔군사령관이 가진 DMZ 관할권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일부 구역을 분리해 우리 군이 관할해야 한다며 지난달 한미통합국방협의체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했지만, 유엔사는 "관할권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