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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Interview 전사 그리고 방산인

[기고]국군의무사령부의 해체는 답이 아니다.

최종수정 2018.04.14 09:00기사입력 2018.04.14 09:00




[황일웅 前국군의무사령관] 얼마 전 국군의무사령부가 해체된다는 보도를 접했다. 모든 나라는 그 나라의 의료제도와 군사제도에 따라서 그에 합당한 군병원들을 운영하고 있다.

터리드 병원으로 유명한 미군은 1차에서 4차에 이르는 모든 의료 기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따로 군병원을 두고 있지 않고 민간병원에서 군인들을 함께 진료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형제 나라인 영국도 이미 1997년에 군병원을 전부 없애 현재는 의무실 등 1차 진료 정도만 가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군의관을 공공병원에 파견 보내 진료하게 하고 필요시 차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영연방에 속하는 나라들 중에서도 호주와 뉴질랜드도 군병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미군의 경우를 보면 모든 단계의 의료시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는데 사실 미국의 경우는 전 국민 건강보험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군에서 4차에 해당하는 최고 병원까지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나라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우리 군의 국군 수도병원이 과거에 어느 정도 명망이 있었던 것은 군인의 민간병원에서의 보험적용이 되지 않았던 것이 큰 이유였다. 이후 1993년 군 간부들에게 민간병원보험진료가 허용됨으로써 점차 쇠락해져갔고 2003년 병사들에게까지 일부 확대되면서 더욱 가속화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변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제도적인 배경을 간과하고 수도병원을 월터리드처럼 만들려고 한다면 그 방향이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것이다. 미 육군의 월터리드 병원도 급증하는 예산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이미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베네스다 병원과 통합된 판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군의무사령부와 군 병원이 존재해야 햐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대부분의 군부대들이 민간의료 취약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지역과 경기도 동쪽의 경우에는 민간병원이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군병원이 그 지역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일 경우가 많다. 전방의 군병원은 중급규모의 종합병원으로 군의관의 수가 20~30명 정도인데, 그 정도로 많은 전문의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을 전방지역에서 찾아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문의라서 경험을 문제 삼아 그 임상실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할 수도 있으나 이들 모두 각 대학병원에서 4년의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인원으로 일반적인 진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학병원을 가져도 놓지 않을 바에는 그나마 군병원이라도 있는 것이 병사들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군에서 유일하게 감염병 위기대응이 가능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군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아무리 침상형 내무반이 침대형으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단체생활에서 오는 공동 노출은 피할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병사들의 외출이 더 잦아지면 민간의 전염병을 군내부로 전파시킬 수 있는 위험이 더욱 더 높아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군에서 감염병이 발생하면 환자들의 수는 민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신종 플루가 유행했던 2009년을 기억해 보면, 1개 사단 신교대에서만 수 백명의 발열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군의 상황이 이럴 경우, 민간은 이미 더 심각한 상황이므로 민간의료기관으로 군인 환자를 보내는 것이 불가능해 진다. 부대 내의 체육관, 식당 등에 환자를 은폐하지 않을 거라면 군병원만이 유일한 방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환자의 지속적인 발생을 막고 조기에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감염병 발생시 이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각종 지침과 격리 방안을 만들어 하달하고 가용한 자산을 효과적으로 분배하고 필요 자산을 신속히 조달하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국군의무사령부이다. 이는 국방부에서도, 각군 본부에서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시, 군내 환자가 단 1명으로 그쳤던 것은, 국군의무사령부에서 사태의 초기에 확산을 예측하고 대응팀을 꾸리고 지침을 만들어 각 병원에 하달하고 각 군 본부와 협조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군내 메르스 발생을 차단한 이후에는 민간의 환자와 접촉자들을 군 병원에 입원시키고 의료진을 민간병원에 파견하여 메르스의 조기종식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군의무사령부가 그 해 대통령 부대표창을 수상한 것은 바로 국가 감엽병 위기 시 군 의료의 역할과 그 기여를 인정받은 것이었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반드시 다시 발생한다. 이는 모든 전문가들이 그 견해를 같이 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국군의무사령부와 군병원이 있어서 이를 극복할 수 있었으나 만일 해체된다면 전 군을 감염병의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셋째, 현재 국군의무사령부는 의료종합 상황센터와 원격진료 센터를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와 의무후송헬기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우리 군의 응급후송시스템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작년 11월, 판문점의 귀순자를 미군헬기로 후송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하지만, 유엔사 관할지역이 아니었다면, 우리 군의 의무 헬기로 후송하였을 것이고 그 조치는 전혀 못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미 지난 3년 동안 수 많은 환자 후송을 통해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 헬기의 조종사와 전문의 군의관들까지 전 구성원이 매우 숙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료 종합 상황센터는 응급환자 지원, 감염병 관리, 원격진료, 민간 위탁환자 관리, 희귀혈액관리 등 의료에 관련된 모든 상황을 처리하는 컨트롤 타워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운영되고 있는 조직으로, 민간의 응급의료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다. 이 센터와 헬기 부대의 운영 이후 우리나라의 응급 후송은 세계 어느 군과 비교해도 뒤 떨어지지 않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2015년 1사단 목함지뢰 사건 때, 비무장 지대 내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수도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14분 이었고, 센터에 신고된 시간부터는 1시간 7분이었다. 이는 바로 그 전년도에 22사단 총기 사고시의 3시간 51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기록이었다. 최근 3년 사이에 전방의 병사들의 후송이 늦어져서 치료가 지연 또는 악화 되었다는 뉴스를 접해 본 적이 없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시스템 덕분이었다.

또한 센터에서 운영하는 원격진료 센터는 전후방 격오지와 전문의 군의관을 직접 연결하여 언제든지 필요할 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의무후송헬기와 연결시켜 그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그런데, 사령부가 해체되면 이러한 역할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다시 2014년 22사단 총기 사건처럼 총상환자 후송에 4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넷째, 국군의무사령부가 해체되면 향후 의무 예산은 더욱 더 늘어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국군 의무사령부는 전국 각지의 군병원을 조정 통제하여 하나의 목표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매우 특화된 조직이다. 때문에 그 기능을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민간의사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군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이다. 군내 인사들은 또 의료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이런 이유로 양쪽으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국군 의무 사령부는 육해공군의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전 부대에 대한 감염관리 활동과 예방의무 기능, 군진의학 연구 및 여러 학술적인 활동, 의료장비 및 기구의 도입 및 평가, 의무시설에 대한 의료 전산 제공 및 관리, 환자 안전, 등 실제로는 군단사령부보다 더 많고 더 복잡한 기능을 도맡아서 하고 있는 전문 조직이다. 이는 병원 자체의 치료 기능과는 별개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의무사령부의 전자 의무기록 하나만 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군내의 1,500여개가 넘는 모든 의료기관을 하나의 서버에 통합하여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향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산업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개척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사령부가 없으면 1500여개의 서버를 별도로 운영하거나 최소한 각 군에 비숫한 조직이 생겨야 하는데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을 세 개를 만드는 것이니 이거야 말로 낭비 아니겠는가.

다섯째, 통일 대비 측면에서도 국군의무사령부는 필요하다. 2017년 11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오청성 하전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북한 주민의 영양과 위생 상태는 우리국민과 사못 차이가 크다. 그리고 오래된 고립정책으로 인하여 의료 체계도 붕괴된 지 오래이다. 통일이 되는 과정에서 어쨌든 간에 북한의 의료 시스템을 남한과 비슷한 정도라도 만들어야 할텐데 그렇다면 그 초기에 북한의 각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의료 체계의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병원 중에서 그러한 목적으로 북으로 갈 수 있는 병원기관과 의사들이 얼마나 있을까.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과 교수들이 갈 것인가 아니면 국립중앙의료원이 갈 것인가. 물론 한 두 개의 병원과 소규모의 인력은 가능할 것이다. 마치 올림픽에 지원한 병원과 의료진들처럼, 그렇지만, 이 과업은 올림픽과는 그 차원이 다르게 훨씬 더 큰 조직과 훨씬 더 많은 인력 그리고 훨씬 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민간 의료기관 중에서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결국, 국가 기관이 움직여야 하는데, 우리 정부 내에 그런 일을 담당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조직은 국군의무사령부와 그 예하 병원들이다. 이미 대량 사상자와 감염병 대응 능력 등이 반복된 훈련과 경험으로 축적되어 있고 어느 기관보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으니 이를 능가할 조직은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부족한 국방예산과 날로 치솟는 군사 장비의 가격을 생각하면 가능한 기능은 아웃소싱을 시킬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따라서, 의료 부분도 아웃소싱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그렇지만, 군에서는 필요하지만 민간에서는 할 수 없는 기능까지 아웃소싱의 파도에 휩쓸려 간다면 이는 결국 군과 국가에 피해로 다가올 것이다. 군의무도 이에 맞춰서 군에 꼭 필요하고 민간에서 대치 불가능한 기능으로 특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 기능들이 바로 전시 외상 분야, 감염병 분야, 정신 질환 분야, 재활 분야, 그리고 응급 의료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국군의무사령부와 군병원은 이 분야에 더욱 더 전문성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방부에서도 이를 위해 뒷받침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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