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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언론사 첫 500MD 탑승… 아직 날렵한 비행

최종수정 2018.01.22 13:41기사입력 2018.01.22 10:41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우리 군은 베트남전을 겪으면서 공격헬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북한의 전차전력에 대비해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한 전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군이 주목한 기체가 바로 '500MD'다. 500MD는 기체 양쪽에 M-134 미니건 같은 기관총이나 70mm 로켓발사기, 토우(TOW)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해 북한의 전차를 견제하기에 충분했다. 당초 500MD는 미군에서 'OH-6'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정찰헬기로 활용됐다.

군사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성과는 있었다. 대한항공이 1976년부터 생산해, 군이 250여대를 도입하면서 항공산업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된 것이다. 우리 군의 공중전력과 항공산업의 모태가 된 500MD를 체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29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항공작전사령부(이하 항작사)를 찾았다.

항작사 활주로에 부는 겨울 칼바람은 기자가 입은 헬기조종복 안을 순식간에 뚫고 들어왔다. 활주로에선 늠름한 모습의 500MD 정찰헬기가 기자를 맞이했다. 이어 프로펠러를 돌리며 날렵한 몸매를 드러냈다. 하지만 500MD 기체 다가갈수록 생각보다 크기가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체에 올라타니 좌석도 4명이 탈 수 있는 경차크기와 비슷했다.

정봉기 조종사(준위)는 헬멧 간 무전을 통해 "언론사 최초로 500MD에 탑승했다"며 "안전하게 모시겠다"고 반겼다. 1980년대에 도입된 기체가 노후화되기는 했지만 조종사로서 안전비행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렸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프로펠러는 더 강하게 돌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기자를 실은 500MD의 기체는 가볍게 활주로에서 몸을 들어올렸다. 10여m를 이륙한 뒤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리가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가듯 강한 겨울바람을 뚫고 기체를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큰 진동은 없었다.

관제탑과 교신에 나선 조종사의 목소리는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에 묻혀 희미하게 들렸다. 드디어 이륙. 정찰헬기인만큼 날렵한 속도로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500MD의 문은 큰 창문처럼 돼 있어 고도를 시각을 통해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기자는 두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순간 기체가 경기 이천 상공의 1200피트(365m)까지 올라갔다. 활주로에 버티고 있던 아파치헬기는 손톱만큼이나 작아보였다. 속도를 200㎞까지 올리자 체감온도가 떨어지고 경주용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듯 불안감이 엄습했다.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식은땀이 흘렀다.

김대환 조종사(대위)는 "500MD는 오래 된 장비 탓에 계기판을 보고 비행하는 계기비행을 하지 못하고 오직 시각에 의지해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시야가 좋지 못한 날에는 정찰비행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도 "정비에 더 신경을 써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육군은 500MD를 국산 소형무장헬기(LAH)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AH의 시제기는 올 11월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설명을 듣는사이 500MD는 잠시 제자리를 맴돌다 몸을 기울여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500MD의 몸이 기울자 왼쪽 창문에는 지상이 그대로 내려다 보였다. 몸도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추락이라도 하면 어쩌나'라고 걱정하는 순간 몸은 더 경직됐다. 500MD는 30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평행비행을 유지하더니 사령부 활주로 입구에 들어섰다. 이어 고도와 속도를 낮추고 안전하게 착륙했다. 조종사가 내려 하차를 도왔다.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걷기도 힘들었다.

활주로에 내려 주위를 살펴보니 아파치헬기가 서 있었다. LAH가 최신예 공격헬기로 도입되면 육군의 공중전력이 더 보강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40년간 국가안보를 지켜온 500MD에 감사하는 마음이 몰려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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