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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On-Site 전투부대 독한 훈련기

전시상황 가장 무서운 敵은 ‘기상’

최종수정 2017.09.04 11:29기사입력 2017.09.04 11:29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현대전의 승리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는 날씨다. 태평양전략공군사령관이었던 칼 스파츠 장군은 기상과 전쟁에 관계에 대해 "기상은 모든 작전의 계획단계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작전을 시행하기 전에 최종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라고 말했다. 전쟁의 처음과 끝에 반드시 날씨를 염두에 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군도 기상을 전문적으로 관측하는 부대가 있다. 바로 공군의 기상단이다. 기상관측의 기술을 엿보기 위해 지난달 7일 충남 계룡대에 위치한 기상단을 찾았다.

기상단 입구에 도착하자 제 5호태풍 '노루'가 일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소식과 함께 28도를 가리키는 온도계가 눈에 들어왔다. 부대안에 도착하니 "천기를 알면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기상단 본부건물 맨 꼭대기에는 마치 커다란 축구공 처럼 생긴 레이더 4개가 버티고 서 있었다.

기상단 관계자는 "한미는 전시작전권 환수를 곧 합의하겠지만 이미 기상예보권은 2007년에 환수했다"며 "56년만에 미군과 동등한 기상관측 실력을 인정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부대 전시실에는 공군 기상단이 관측하는 관련 자료가 즐비했다. 육해공군은 물론, 한미연합사, 청와대, 세계기상기구(WMO) 등에 제공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날씨관련 뉴스를 그냥 듣기만 했던 기자에게 기상관측을 위한 많은 절차는 복잡해 보였다. 항공기상관측, 위성관측, 지상관측, 레이더 관측 등 각종 데이터를 슈퍼컴퓨터에 입력을 해 기상 예보 자료를 축적하고 있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예측에 대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다시 예보관들이 모여 분석하고 판단하는 절차를 거쳤다.

예보관을 만나기 위해 상황실을 찾았다. 10여개의 모니터가 정면 벽에 부착됐지만 눈에 들어오는 화면은 저녁뉴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구름의 움직임을 담은 화면뿐이었다. 다른 모니터들은 알 수 없는 기호와 숫자만 나열돼 당최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기상청의 기상자료와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에 최재훈 예보실장(중령)은 "군사작전을 하기 위해서는 임무별로 맞춤형 관측자료가 필요하다"면서 "항공임무는 구름높이, 양, 가시거리가 중요한 반면 포병임무에는 고도별 바람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명을 듣고 나니 모니터의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모니터는 백령도, 연평도 등 주요 군사도발지역의 기상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여기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공군 비행단에서 보내온 자료를 합쳐 지역별 날씨를 한눈에 보여줬다. 기상청은 기상 예보를 '맑음' '흐림' 등으로 표시하지만 공군 기상단은 높이에 따른 구름의 상태도 보여줬다. 한눈에 봐도 기상청과의 차이점이 뚜렷했다.

슈퍼컴퓨터가 보관된 50평 규모의 컴퓨터실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구조가 단조로운 편이었다. 슈퍼컴퓨터가 마치 헬스 클럽의 사물함을 배열한 것처럼 느껴졌다. 군 관계자는 "지난 5월 도입된 슈퍼컴퓨터는 1초에 535조번을 계산할 수 있고 1개의 비행단을 20개 구역으로 구분해 기상을 실시간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인공지능의 결합체인 셈이다.

관측소에 올라가니 관측장병들은 기자가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모니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모니터는 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ANOS)에서 보내온 실시간 기상변화를 수치로 전환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상관측을 위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귀띔했다.

우원종 관측반장(원사)는 "비가 오려면 구름이 상층부터 하층으로 몰리기 시작하고 날씨가 좋아지려면 구름이 하층에서 먼저 사라진다"며 "국지성 호우 같은 악성기후도 구름의 변화를 보면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상단을 나오니 아스팔트의 열기와 함께 체감온도는 40도를 웃돌았다. 승용차의 운전대를 만질 수 없을 정도로 감당하기 힘든 날씨였다. 하지만 공군 기상단의 기상관측 전력을 생각하니 무더운 날씨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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