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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첫 국산 탄도미사일 ‘백곰’에 발칵 뒤집혔다

최종수정 2017.07.10 11:17기사입력 2017.07.10 08:18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종합시험장에서 현무-2C 미사일이 예정된 사거리를 비행한 후 목표지점(이어도 북방 60km)에 정확히 명중하는 것을 지켜봤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안보 태세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였다.

시험발사에 성공한 현무-2C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약 800km에 500kg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한미가 2012년 10월 양국간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가능했다. 이 개정으로 2014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500km급 탄도미사일(현무-2B)의 시험발사를 성공해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미국이 당초 우리 군의 미사일개발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지대지 미사일 '백곰' 개발 때는 "핵까지 개발할 것이냐"며 미사일 개발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백곰 개발에 얽힌 뒷이야기를 모은 책 '백곰, 도전과 승리의 기록'(플래닛미디어)에 따르면 백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최초의 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이었다. 우리나라가 현재까지 각종 유도 미사일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1972년부터 1996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백곰 시스템 설계를 맡은 김병교 전 한화종합연구소 기술 고문은 책을 통해 "독자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미국 정보당국의 눈을 피해가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특히 미 중앙정보국(CIA)은 1976년 5월경 한국의 미사일(백곰) 설계도 초안이 거의 완성됐다는 보고서를 국무부에 올렸다. 이후 주한 미군사령관과 주한 미국대사, 미 국방부 안보담당 차관보까지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와 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다.

당시 미 안보담당 차관보는 우리 정부에 "(백곰)탄두는 무엇으로 할 것이냐, 탄도미사일 개발 뒤에는 핵을 개발할 것이냐"라며 항의성 질문을 하고 "미국은 미사일 사거리를 180㎞로 제한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왔다"고 압박을 가했다. 1978년 9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백곰 공개발사 행사 후에는 주변 강대국 중 미국이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백곰 개발에 참여했던 안동만 한서대 교수와 조태환 전 경상대 교수 등은 "공개발사가 이뤄진 며칠 후 존 위컴 주한 미군사령관은 합동참모본부 임동원 대령의 안내로 연구소를 방문해 5시간가량 설명을 들었다"면서 "주한 미군사령관 방문에 이어 카터 행정부가 파견한 7명의 사찰단도 연구소를 찾아와 어느 나라에서 들여온 기술인지를 캐물었다"고 말했다.

또한 백곰 성능 개량 당시 영국 페란티사에서 관성항법장치를 수입했는데 이를 접한 미국 국무부서는 난리가 났다. 미 국무부는 즉각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미사일 사거리 180㎞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현무 미사일 부품 등 모든 방산 부품의 한국 수출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1차 한미 미사일지침 협상이 열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40여 년 전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백곰 개발의 간접적 효과로 우리의 (항공우주분야 개발)역량이 그만큼 신장됐다"면서 "불가능에 대한 도전으로 이룩한 백곰 미사일 개발이 우리나라 항공우주 분야 연구개발의 효시였다"고 글을 맺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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