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는 총알 현실세계에서 가능할까

최종수정 2022.04.08 14:58 기사입력 2022.02.22 14:14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영화 ‘원티드’에서 평범한 청년 웨슬리(제임스 맥어보이)는 총알에 스핀을 줘 전방 장애물을 피해 목표를 맞춘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현실에서 이런 기술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총알은 총구 안쪽의 선을 타고 팽이처럼 회전하며 발사된다. 회전하는 탄자는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회전하는 탄자 때문에 목표물은 맞은 면보다 뒷면이 더 큰 구멍이 생긴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탄자가 사람 몸에 들어가면 보통 10~15㎝정도쯤에서 회전이 멈춘다.


일반적으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적군을 사살할 때에는 80줄(joule·1줄은 1뉴턴의 힘으로 특정 물체를 1m 만큼 움직이는 힘)이라는 힘이 필요하다. 소총 80줄의 힘이 미치는 거리 450~500m이다. 이 거리가 사정거리인셈이다.철모를 관통하는데는 420줄이 필요하다. BB탄을 쏘는 모의총포의 경우 0.2줄, 석궁으로 쏜 화살은 100~200줄의 운동에너지를 갖는다. 시속 80㎞로 앞차를 들이받을 경우 약 330만줄의 운동에너지가 발생한다.


과거 탄자는 납으로 만들었었다. 가격이 싸고 비교적 강도가 약해 가공하기 쉬우며 부피에 비해 무겁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납대신 구리를 사용한다. 풍산도 지난 2018년부터 육군에 구리로 만든 총알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탄환의 규격을 설명할 때 쓰는 ‘구경’이라는 표현은 총구의 지름, 혹은 탄자의 지름을 말한다. 보통 ‘38구경’, ‘45구경’이라는 식의 표현은 인치로 나타내는 탄자의 지름인 것이다. 독일 등 유럽대륙에서는 또 ‘8㎜×20㎜’라는 식으로 나타내는데 앞자리는 탄자의 지름, 뒤의 숫자는 탄피의 길이를 뜻한다. 풍산에서 생산된 총알 아래부분에는 생산공장과 제조년도가 표기된다.


총포탄 중 가장 빠른 총알은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다. 초속 1400m로 발사된다. 총알이 120㎜급이 되면 1600~1800m로 더욱 빨라진다. 포탄에서 느린탄중 하나는 박격포탄이다. 속도가 초속 240m이다. 하지만 느리다고 무시해선 안된다. 박격포는 땅에 떨어지는 각도가 수직에 가까우며 파편이 거의 원모양을 형성해 위력이 강하다.


풍산은 관측기능을 추가한 관측탄을 개발했다. 탄을 발사한 후에 공중에서 적을 관측하고 다음 탄의 정밀타격까지 돕는다. 2011년부터 7년동안 개발한 이 탄은 모탄 안에 카메라가 달린 자탄이 들어 있다. 연평도와 백령도 해병대의 주력 화력인 K-9 자주포용 포탄으로 개발됐다. K-9에서 우선 관측탄을 장착해 발사하면 적이 어디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사격이후 포탄의 명중여부도 정확히 관측할 수 있다. 그동안 포병부대의 관측반은 망원경을 사용하거나 육안으로 포가 제대로 표적에 명중했는지 판별했다. 하지만 포의 사거리가 최대 40㎞ 까지 늘어나면서 판단이 쉽지 않아졌다. 관측탄을 사용할 경우 충분히 관측이 가능해진다.


미육군도 지난 2015년 각종 센서와 GPS 장치를 탑재한 155㎜ 지능형 정밀유도탄(PGK)을 개발했다. 포가 발사된 후 포병은 실시간으로 폭발 시기와 방법까지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이 탄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제15야전대대와 제2전투대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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