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2025.08.18 13:24 기사입력 2025.08.18 13:24
우리 군은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자산인 정찰위성(425사업) 사업을 진행 중이다. 1조 2200여억원을 투입해 5대의 정찰위성을 도입한다.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대와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탑재 위성 1대다. 1~3호기는 이미 작전에 투입됐으며 EO·IR·SAR 등 다양한 센서를 조합해 감시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군은 지난 4월 쏘아 올린 4호기 운용 시험평가를 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목표한 마지막 군 정찰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최근 핀란드 위성 감시업체 아이스아이(ICEYE)는 우리 군의 군사위성과 자사의 위성망을 결합할 경우 촘촘한 감시가 가능하다며 실시간 감시체계 강화 사업을 제안했다.
이진용 아이스아이 전무. 사진=아이스아이
군이 425 사업을 마무리하면 정찰위성은 지상 300~1000㎞ 고도에서 한반도를 감시한다. 정찰위성의 정찰 주기는 2시간에 한 번 북한 상공을 지나며 사진을 찍는다. SAR 위성은 지표에 전파를 발사해 반사 신호를 수신, 이를 합성해 영상을 생성한다. 수천 개의 펄스를 합성해 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어 내며, 야간·악천후에도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금속 재질을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어 위장막이나 수풀 아래 숨겨진 레이다·미사일·전차 등 금속장비도 탐지할 수 있다. EO 위성은 가시광선으로 지상을 직접 촬영해 시인성과 가독성이 뛰어난 영상을 제공하지만, 기상 조건에 제약을 받는다. IR 위성은 물체의 열 특성을 기반으로 적외선센서를 통해 영상을 얻는다. 각 위성이 전송한 영상을 축적·매칭해 분석하면 판독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문제는 공백 시간이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5대가 모두 도입될 경우 2시간에 한 번 한반도 상공을 감시할 수 있다. 이 시간이면 북한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가 40~60㎞가량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다. 정찰위성만으로 북한을 정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방부 정보본부 정찰위성사업팀도 지난 2017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자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을 상대로 정찰위성 임대를 추진하기도 했다. 해외 정찰위성은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등의 위성 정보를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궤도 적합성, 임대비용 등 협상에 진척이 없어 임대사업은 무산됐다.
아이스아이는 공백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소형위성 정보서비스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사업을 담당하는 이진용 아이스아이 전무(사진)는 "한국군이 쏘아 올린 중형급 위성과 함께 아이스아이의 SAR 위성을 결합할 경우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 대한 안정적인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스아이는 위성업체 중 가장 많은 SAR 소형 위성 54기 위성을 발사했고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 대한 안정적인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며 "2027년 말까지 누적 발사 위성 수는 약 100기가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도 무게 100㎏ 안팎의 위성 30여기를 2030년까지 확보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는 초소형위성체계 개발을 추진 중이다. ADD가 개발 중인 초소형 영상 레이더(SAR) 32대를 띄우면 30분 간격으로 한반도 주변을 정찰할 수 있다.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은밀히 쏘아 올리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형 위성은 510㎞ 고도에서 1m 크기의 물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1기당 양산가격은 70억~8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국내방산기업인 한화시스템이 한국형 차세대전투기(KF-X)에 장착될 AESA 레이더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초소형 위성용 SAR 레이더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위성 발사 성공확률과 개발이 늦어질 경우 공백 기간이 불가피하다. 이 전무는 "아이스아이는 단순한 영상수집과 제공이라는 차원을 넘어 야전부대 지휘관들이 특정 지역의 감시를 요청할 수 있다"며 "수 시간 내에 얻은 고해상도 영상으로 작전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한국군의 킬체인 능력은 향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도 기존 정찰위성과 아이스아이의 위성을 결합한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미국 국방부도 최근 상용 위성을 도입해 군사위성과 병행 운용 중이다. 미국 우주사령부와 국가지형정보국(NGA)에서 운용 중인데 기동성, 시간 대응력, 비용 효율성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전무는 "아이스아이의 전술적 접근(Tactical Access)기능은 지상국, 안테나, 자동화 처리 시스템 등이 결합하여 있을 때 가능하다"며 "이런 개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미국 국방부 등에서 이미 검증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스아이의 위성을 통해 전장 정보를 직접 받는 국가도 있다. 우크라이나다. 전쟁 기간인 2022년 아이스아이의 궤도 위에 운용 중인 위성 1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국(HUR)은 전쟁 기간 2년 동안 4600회 이상 러시아 군대의 위치와 군수품, 공군기지, 항만, 주요 기간시설에 대한 표적정보를 수집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SNS를 통해 "이틀 동안 러시아군에 입힌 피해는 우리가 위성 도입에 투입한 금액보다도 더 크며, 더 중요한 것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