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지사 유해 한국 온다

최종수정 2023.02.01 09:07 기사입력 2023.02.01 09:01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황기환 애국지사가 미국 뉴욕에서 눈을 감은 지 100년 만에 고국땅에 묻힌다. 지사의 일생은 2018년 방영된 TV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로 각색되기도 했다.




1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2013년부터 유해 봉환을 추진됐지만,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 측이 유족 동의 없는 파묘를 위해선 법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정부는 2019년과 지난해 현지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사의 유족이 없음을 확인할 공적 자료가 없어 지금까지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순국 100주년 맞아 미국 설득… 봉환식 걸쳐 대전현충원 안장 예정

하지만 뉴욕 총영사관과 함께 순국 100주년인 올해 유해를 봉환해 한국인의 염원에 호응해달라고 묘지 측을 설득한 끝에 최근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유해가 봉환되면 정부 주관 봉환식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황 지사가 순국한 지 100년 만에 고국 땅에서 영면하게 되는 것이다.


황 지사는 미국 유학 중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19년 6월 프랑스로 이동, 베르사유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로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의 사무를 협조하는 한편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 활동을 벌였다.


그해 10월에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있던 노동자 200여 명이 일본에 의해 강제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필사적인 외교적 노력을 펼쳐 홍재하 등 35명을 극적으로 구출해 프랑스로 옮겼다. 이듬해 1월 파리에 주재하는 한국선전단 선전국장으로 불문(佛文) 잡지를 창간하고 일제의 압박을 알리는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에 한국 독립을 호소했다.


1921년 4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으로 임명돼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서적을 편집,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것임을 비판했다. 또 임시정부 통신부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친우회를 조직해 외교사업을 후원하고 임시정부 외교부 런던주재 외교위원 및 구미위원회에서 활약하다 1923년 4월 17일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져 현지 묘지에 안장됐다.


그의 묘소는 사망한 지 85년이 지나 2008년 뉴욕 한인교회 장철우 목사에 의해 발견돼 알려졌다. 정부는 지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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