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참전 임갑종씨 “전우 눈빛 생생”

최종수정 2020.06.15 11:01 기사입력 2020.06.15 11:01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그날 반짝반짝 빛나던 전우들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21년전 오늘 제1연평해전에 참전했던 예비역 상사 임갑종씨(당시 중사)의 말이다. 창원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임씨는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다. 임씨는 당시 중사로 안지영(당시 대위)정장이 이끄는 참수리 325정에 탑승했다. 임씨는 함수 뱃머리에 위한 치40mm포 사수 임무를 맡고 있어 누구보다 적을 가장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임씨는 "출항할 당시 희한하게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말씀하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말이 자꾸 떠 올랐다"며 "훈련과 정신무장으로 전투에 나가면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도착하자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일촉즉발이었다. 이어 연평해전이 벌어지자 전투는 치열해졌다. 임씨는 "전투가 시작돼자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평상시 훈련한대로 몸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생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군의 선제공격으로 전우들의 부상을 눈으로 직접 목격해야만 했다. 당시 안 정장은 일명 '밀어내기식'으로 북한 함정과 충돌작전을 벌인 뒤 빠져나오다 적탄 4발을 왼쪽 가슴에 맞았다. 다행으로 방탄조끼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우리 해군의 피해는 함정 2척이 약간 손상되고 장병 9명이 경상을 입었다. 참수리 325정의 활약으로 북한군은 당시 어뢰정(신흥급.40t) 1척이 격침되고 경비정(상해급.150t) 1척이 반침몰된 상태에서 예인됐으며 대청급(420t) 경비정 등 4척이 기관실 등 선체가 크게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제 1연평해전을 참전하고 5년 후 제대한 임씨는 "연평해전으로 마음의 전투력이 강해졌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죽음에 직면한 전투현장에서 내 옆의 전우가 얼마나 소중하고 든든한 존재인지를 승조원모두가 느꼈다"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제1연평해전 승전 21주년을 맞아 전승비 앞에서 기념식을 하고 서해북방한계선(NLL) 수호의지를 다진다. 기념식은 2함대 사령관 주관으로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을 비롯한 장병 및 군무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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