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만에 만난 ‘호국의 영웅’ 아버지

최종수정 2020.06.03 10:41 기사입력 2020.06.03 10:41

김 하사의 물품으로 보이는 '김 진'이라고 쓰인 숟가락 김 하사의 물품으로 보이는 '김 진'이라고 쓰인 숟가락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3일 김대락(69)씨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6ㆍ25전쟁에서 숨진 아버지를 67년만에 만났기 때문이다. 김씨의 아버지인 고(故) 김진구 하사는 1928년 2월 20일 경북 영일군 송라면 대전리에서 4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21세가 되던 해 부인 이분애(90)씨를 만나 결혼을 했고 아들도 낳았다. 행복감도 잠시였다. 아들 김씨가 3살이 되던 해에 6.25전쟁이 발발했고 가족을 등지고 전쟁터를 나서야만했다. 고 김하사는 제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해 1953년 7월 13일 화살머리 고지 4차전투에서 전사했다. 이 전투로 전사한 국군만 212명에 달한다.


이 사실도 모른채 부인 이씨와 아들 김씨는 66년간 아버지를 기다리다 지난해 서울 현충원에서 주관하는 가을의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에서 실시하는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에 참여했다. 이 참여가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국유단은 올해 3월 김 하사를 포함한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한 총 4명의 유해를 발견했다. 유해는 모두 제 2사단 31연대소속으로 정전협정 불과 2주를 앞두고 전사한 고인들이었다. 국유단은 유해발굴 현장에서 고인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던 수저, 수통, 인식표, 계급장 등 다수의 유품을 발굴했다. 유품 중에는 김 하사의 물품으로 보이는 '김 진'이라고 쓰인 숟가락도 발견했다.


아들 김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전사하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시면서 오랜 세월 가슴 아파하셨다"면서 "신원이 확인돼 반가운 마음도 들지만 지난 세월을 떠올리니 복잡한 감정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와 국유단은 3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첫 행사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대구시 수성구 앞산 충혼탑에서 열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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