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그대들이 있어 공항은 안전합니다

최종수정 2020.03.23 14:50 기사입력 2020.03.23 10:54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서광석(34) 상사의 가족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달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서광석(34) 상사는 지난해 6월 폐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는 5년동안 투병생활을 했다. 아버지의 옆을 지켜준 건 아내 박순영씨(33)였다. 아내를 위해 서 상사는 제주도 여행을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인천공항검역소에 지난달 5일부터 파견됐고 결국 가족여행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가족에게 뜻깊은 선물을 줄 수 있었다. 서 상사는 상사로 진급하고 지난달 28일 인천공항에서 진급식도 했다. 서 상사에게 있어 인공공항은 특별한 인연의 장소이기도 하다. 부사관은 총 3번의 진급식을 갖게 되는데 서상사는 지난 2010년 11월 중사 진급식도 인천공항에서 했다. 당시 서상사는 G20 정상회의로 인해 인천공항에 2달간 파견근무를 했다.


서 상사는 "저는 가족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 밖에 없지만 가족들은 제가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 나라의 부름을 받을 수 있어 자랑스러워 한다"면서 "아내와 12살 딸의 전화와 문자메세지를 받을 때마다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전직 지원교육 입소를 미루고 상황실장 임무를 수행하는 수도군단 특공연대 김우균(44) 소령도 눈길을 끈다. 매일 새벽 인천공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비행 스케줄과 검역 지원 장병들의 파견 장소를 꼼꼼히 대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 소령은 "2개월 후면 23년간 정들었던 군문을 나서 사회로 가야 하는데 제대로 된 전직 준비를 못 한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그러나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17사단 박재혁(22) 병장은 중국어 통역을 위해 파견됐다. 중국 칭화대에 재학 중인 박 병장은 특별검역 때 의료진의 통역을 맡고, 중국인여행객에게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 설치 안내를 한다. 그는 "공항에서 임무 수행을 가족들이 걱정한다"며 "그러나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으로서 국가에 헌신할 수 있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육군 수도군단은 질병관리본부 요청으로 '인천국제공항 군 검역지원단'을 편성해 지난 1월 28일부터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루 평균 250여명, 연인원 5500여명이 24시간 3교대로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역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40만여명의 입국자를 검역했고, 유증상자 6000여명과 확진자 4명을 식별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