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행 나서는 한국형 전투기 KF-21

최종수정 2022.07.19 09:08 기사입력 2022.07.19 09:08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천=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우리 군의 첫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가 이르면 19일 첫 비행(First Flight)에 나선다. 첫 비행을 담당할 조종사는 공군 52시험평가전대 안준현 소령(공사 54기)이다. 첫 비행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KF-X 사업 선언 이후 21년 4개월 만에 날아오르는 것으로 세계 8번째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된다.


KF-21 보라매 첫 비행을 위해 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각각 2명의 초도비행 시험요원을 선발했다. 공군기는 그동안 공군 조종사가 첫 비행을 맡아왔다. 2002년 8월 20일 당시 T-50시제기 1호기도 공군 조광제 중령이 첫 비행을 했다. 첫 국산헬기인 수리온은 2010년 윤병기(육사 49기) 중령(진)과 이영복(회전익조종 17기) 준위가 초도비행을 맡았다. 다만, 소형무장헬기(LAH)의 첫 비행은 2020년 오세영 소령과 함께 KAI 비행시험팀 조정혁 책임이 탑승했다.


KF-21 사업은 사업 규모만 총 8조8000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꼽힌다. 전투기 버전을 일컽는 블록에 따라 사업기간이 달라진다. 체계개발(블록Ⅰ)은 2015∼2026년부터 인도네시아와 함께 8조1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다. 이어 한국 단독으로 추진하는 추가 무장시험(블록Ⅱ)은 2026∼2028년부터 7000억원이 투자된다. 공군은 오는 2026년쯤 KF-21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총 120대를 도입해 F-4·5 등 노후 전투기를 우선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첫 비행 이후에는 2026년까지 약 2000여 소티(비행횟수) 시험비행을 하며 비행 성능과 조종 특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시험비행이 진행되는 중에도 KF-21에 탑재되는 장비들의 미세한 오류까지 잡아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상시험이 계속될 예정이다. 이후 내년 후반기 ‘잠정전투용적합’, 2026년 ‘최종전투용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등의 무기체계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에 장착할 미사일은 지난 6일 KAI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공대공미사일, 공대지 폭탄, 공대지미사일 등 총 13종으로 공식적으로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F-21은 첫 비행 때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4발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독일·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스웨덴 등 유럽 6개국이 개발에 참여한 미티어 미사일은 속도가 마하 4.5, 사거리는 200㎞ 이상이다. 충돌 및 근접 신관과 파편 폭발형 탄두를 장착해 살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텔스 전투기라도 피해갈 수 없는 속도로 비행하는 미티어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최초로 운용한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라팔 등에 장착되어 운용되며, 영국 F-35 전투기에도 탑재된다. 현존 세계 최대 성능의 공대공 미사일로 평가받는다.


KAI는 이날 경남 사천 본사 계류장에서 KF-21 시제 1호기가 랜딩기어를 내린 채 지상에서 주행하는 ‘램프 택시’(지상활주) 장면을 선보였다. 수직 꼬리날개에 1호기를 뜻하는 숫자 ‘001’과 태극기가 선명했다. KF-21 하부에는 미티어(Meteor)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4발을 장착할 수 있는 구조물도 달고 자체 동력으로 움직였다.


KF-21에 장착될 공대지미사일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ALCM) 2차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다. 적의 대공 위협지역에서 벗어난 원거리에서 전략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이다. 국내 자체 기술로 ALCM 개발이 성공하면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작전에 기여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군의 전쟁 억제력 태세가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특히 스텔스전투기인 F-35를 능가하는 무장력을 갖게되는 셈이다.


이어 군은 기존의 초음속 미사일(마하 2.5)보다 2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미사일도 장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상공에서 250km 떨어진 평양의 북한 지휘부를 향해 발사하면 1분 1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극초음속미사일이 개발되면 미·중·러에 이어 세계 4번째 개발국이 된다.


KF-21은 KAI에서 전 기체(full scale) 시험과 구성품별 시험 등 다양한 성능 시험을 거쳐야 한다. 전 기체 시험은 하중보정시험, 정적시험, 내구성 시험 등이 포함된다. 구성품별 시험에서는 구성품의 균열여부를 파악한다. 연료시험동에서는 ‘플라잉 붐’ 방식을 채용한 공중급유기 장치를 통해 6t에 달하는 연료를 실제로 채워우고 있었다.


KAI관계자는 "2023년 후반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2024년 1분기에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초 양산 승인을 받은 뒤 2026년께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