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목함지뢰 찾아낼 지뢰탐지기는

최종수정 2021.11.09 13:41 기사입력 2021.11.09 11:44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6년 전인 2015년 8월 4일.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경기도 파주 인근 군사분계선(MDL) 남쪽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부상을 입었다. 정부는 강력한 보복응징 의지를 천명하면서"불법적으로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우리 장병의 살상을 기도한 명백한 군사도발"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국내 방산기업인 한화시스템은 목함지뢰도 탐지할 수 있는 지뢰탐지기를 개발했다. 탐지 기술을 보기 위해 지난달 25일 한화시스템 용인연구소를 찾아갔다.


산기슭에 위치한 연구소 정문에 들어서니 방산기업답게 출입절차가 까다로웠다. 노트북과 휴대폰에 장착된 카메라는 모두 스티커로 가리고 차량 블랙박스까지 작동을 멈춰야 했다. 관계자들은 본관 회의실에서 목함지뢰 등 비금속 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 신형 지뢰탐지기(지뢰탐지기-Ⅱ)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


지뢰탐지기-II는 지표투과레이다(GPR·Ground Penetrating Radar)와 금속탐지기(MD·Metal Detector) 복합센서를 통해 기존 지뢰탐지기로는 찾아내지 못했던 목함지뢰 등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다. GPR은 전파 특성을 이용해 표적을 탐지하고 그 위치를 찾아내는 장치다.


박상우 선임연구원은 “GPR 기술로 물속이나 낙엽이 떨어지는 부엽토지역, 눈이 쌓인 지역에서도 지뢰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지뢰탐지기(PRS-17K)는 90년대 후반 도입돼 장비가 노후화됐다. 목함지뢰 등 비금속 지뢰는 탐지조차 어렵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육·해·공·해병대에 지뢰탐지기-Ⅱ가 배치될 예정이어서 대인 비금속 지뢰인 M14, 대인금속지뢰 M16 등 7가지 이상의 지뢰를 찾아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군이 보유한 지뢰탐지기는 밧데리 교체방식으로 4시간 정도 탐지할 수 있지만 지뢰탐지기-II는 충전만 하면 8시간 이상 가능하고 장병들의 피로도를 낮춰 장시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야전시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간이건물로 지어진 80평규모의 시험장안은 그저 흙밭이었다. 하지만 회사관계자는 이 흙밭에 숨어 있는 모형지뢰만 8종 32개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지뢰밭이었다.


오른손 팔뚝에 지뢰탐지기-II의 고정끈을 메고 손으로 탐색기 손잡이를 잡으니 생각보다 가벼웠다. 밧데리를 분리해 몸에 장착할 경우 지뢰탐지기의 무게는 3kg에 불과했다.


모의 지뢰밭에 들어가 한걸음 움직이니 벌써부터 손바닥만한 모니터에서 전파의 파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모니터는 마치 초음파를 촬영하듯 회색화면에 땅속 물체를 나타냈고 요란한 싸이렌 소리로 냈다. 모니터 좌측에 MD라고 표기된 알림은 조용했다. 하지만 GPR는 수치가 올라갔다. 발견된 물체에 금속의 성질은 작지만 물체의 크기가 크다는 것을 뜻했다. 통상 대인지뢰는 15cm, 대전차지뢰는 30cm깊이에 묻힌다. 탐지기 모니터를 보니 지뢰의 깊이와 크기까지 판별할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평시에 지뢰탐지는 물론 철모나 수통 등도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유해 발굴 등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면서 “우리 군에 1600여대를 납품한데 이어 1억불이 넘는 세계 지뢰탐지기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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