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특수전소총 직접 쏴보니

최종수정 2021.04.27 11:30 기사입력 2021.04.27 11:30

[양낙규의 Defence Club]특수전소총 직접 쏴보니

[양낙규의 Defence Club]특수전소총 직접 쏴보니

[양낙규의 Defence Club]특수전소총 직접 쏴보니

[양낙규의 Defence Club]특수전소총 직접 쏴보니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산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조병창(造兵廠)을 세웠다. 조병창은 철마산과 공덕산으로 둘러싸여 전투기의 폭격에도 안심할 수 있는 지금의 SNT모티브 부산공장 터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민영화(1982년 대우그룹이 인수)가 진행됐고, 대우정밀을 거쳐 현재의 SNT모티브로 이어졌다. SNT모티브는 K1A(기관단총), K2(소총), K3(분대 지원화기), K4(고속유탄발사기), K5(권총), K7(소음 기관단총) 등 명품 화기를 탄생시켰다. 국산 화기의 진화를 보기 위해 지난 12일 SNT모티브 부산공장을 찾았다.


회사 정문에 들어서자 군부대처럼 출입로 주변으로 철제 바리케이드가 즐비했다. 공장 부지를 둘러싼 철조망엔 ‘방위산업 시설이니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의 표지판이 달려 삼엄한 분위기를 더했다. 본사 건물에 들어서자 커다란 돌이 우뚝하니 서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밀조병(精密造兵)’ 휘호가 새겨진 돌로 SNT모티브가 당초 박 전 대통령이 만든 군수공장으로 출발했다는 역사를 알려줬다.


2만 3000㎡(7000평) 규모의 2 공장을 지나 산길을 10분 들어가니 야외 사격장이 눈에 들어왔다. 군 복무 시절에 보던 사격장과 흡사한 모양이다. 대기실 테이블에 놓인 소총 4정 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소총이 있었다. 육군 특전사(특수전사령부) 부대원을 위해 개발한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STC-16’. STC-16은 구경 5.56㎜로 무게(조준경 포함)는 3.3㎏, 길이는 870㎜다. 가스 피스톤 방식으로 분당 최대 발사속도는 700~900발, 유효 사거리는 400m가량이다.


STC-16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포스를 자랑했다. 아프가니스탄전 등을 그린 전쟁영화에 나오는 특수부대원이 쓰는 소총과 비슷했다. 안내에 따라 안전교육을 받고 방탄모와 방탄복을 착용하자 등에는 진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기존 소총과는 달리 개머리판은 신체사이즈에 맞게 조절 가능했다. 덕분에 조준경을 눈으로 보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조준경도 달라졌다. 도트 사이트(Dot sight) 조준경을 들여다보자 빨간색 레이저가 표적지를 가리켰다. 도트 사이트와 눈 사이 설치된 3배율경은 목표물을 더 크고 선명하게 비췄다. 자신감에 방아쇠를 당겼고 5번째 총알은 100m 앞에 세워놓은 음료수 캔을 적중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양손잡이도 STC-16 소총의 노리쇠 장전과 탄창 교체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탄창도 알루미늄 대신 플라스틱 탄창을 사용해 모양이 변하지 않도록 사용자 위주의 편의성을 살렸다"고 말했다.


STC16- 노리쇠 장전·탄창교체 등 양손잡이도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
STSM 21- 대테러전에 대비해 탄약 압력 줄이고 정확도는 더 높여
K12 - 항공기 장착용이지만 항공기 착륙 후에는 분리 사용… 세계 첫 개발

이어 관계자는 연사 사격을 해보라며 탄약 30발과, 15발이 든 탄창을 기자에게 건넸다.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반동으로 인해 자칫 사고가 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자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어깨에 전달되는 반동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3발 연사 사격과 30발 연사 사격 모두 전방 목표물을 맞추는 데 무리가 없었다.


다음 사격은 9mm 기관단총인 ‘STSM-21’로 대테러 등 특수작전 임무에 쓰이는 총이다. 기존 군에서 쓰는 독일산 MP5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소총이다. 왼손잡이를 위해 장전 손잡이를 좌우로 바꿀 수 있게 설계했다. STSM-21는 기존의 K2 소총과 동일한 부품이 많다. 부품 호환성이 좋아 현장에서 수리가 가능하다. 실사격을 해보니 탄약의 압력이 약해 충격이 확실히 작았다. STSM-21는 대 테러전에 대비해 만든 총으로 파괴력보다는 생포하거나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어 옆으로 총알을 늘어지게 장착한 K-12 기관총을 마주했다. 육중한 몸매는 얼뜻 봐도 굉장한 화력을 자랑할 것 같았다. K-12 기관총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장착용으로 개발됐다. 항공기가 지상에 착륙하면 항공기 지지대와 분리해 보병들이 사용할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기술이다. 장점은 또 있다. 총열은 손잡이만 돌려 교체하면 된다. 기존 M60은 손잡이가 없어 장병들은 뜨거운 총열을 직접 만져야 했다.


실탄 50발이 장착된 K-12의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총열의 움직임을 막으려 온몸에 힘을 줬다. 실탄 수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생각은 잘못이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5초 만에 총알을 모두 쐈다. 분당 850발을 자랑하는 소총다웠다. K-12의 위엄에 기가 죽은 기자에게 관계자는 K-15 경기관총을 꺼내 보였다. K15 경기관총은 1989년부터 양산해 현재 군에서 사용 중인 K3 경기관총의 후속 모델이다. K-12보다 총의 길이가 짧고 무게도 가벼워 보였다. K-15도 50발의 실탄을 장착하고 전방 벽돌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벽돌은 산산조각 났다. 산속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귀가 쩌렁쩌렁 울렸지만 손끝에서는 강한 진동을 느낄 수 없었다.


실탄 300여 발 이상을 쏜 기자는 2시간 만에 녹초가 되고 말았다. 사격이 익숙지 않은 탓에 양팔에 힘이 들어가 방탄복을 벗을 힘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군의 임무에 맞게 소총을 개발한 개발자들과 눈이 마주치자 힘든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 이들이 겪어야 했을 국산화와 개발의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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