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모 엘리자베스호 직접 타보니

최종수정 2021.09.02 12:09 기사입력 2021.09.02 12:09

한-영 연합 해상기회훈련이 실시된 31일 오후 동해 남부 해상에서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이 항해 체류를 하고 있다. 2021.08.31. 사진공동취재단

한-영 연합 해상기회훈련이 실시된 31일 오후 동해 남부 해상을 항해 체류중인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에서 영국 전투기 F-35B 가 이륙을 하고 있다. 2021.08.31.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항공모함에 탑재된 F-35B 스텔스 전투기는 비행 갑판에서 활주를 시작해 굉음을 내뿜으며 5초 만에 신속히 날아올랐다.

지난달 31일 오후 포항 동쪽의 동해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한 영국 최신예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6만5천t급)를 찾았다.

부산에서 30분 정도 헬기를 타고 도착한 취재진을 처음 맞이한 건 F-35B 2대의 연이은 이함 시연이었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1만6천㎡의 면적으로 축구장 2개보다 큰 비행 갑판에는 F-35B 10여 대와 정찰감시용 '멀린' 헬기 2∼3대가 대기 중이었다.

취재진을 포함해 비행 갑판에 있던 인원들은 모두 헬멧과 고글을 쓰고 긴장과 흥분 속에 F-35B의 활주를 기다렸다. 승조원들은 취재진에게 몸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조원이 앉으면서 신호를 주자 F-35B는 그대로 비행갑판을 달려 하늘로 날아올랐다. F-35B는 스키점프대 모양의 경사로 덕분에 비교적 짧은 활주만으로도 날아오를 수 있다. 이어서 뒤쪽에 대기하던 F-35B 1대가 같은 방식으로 이함했다. 수직이착륙기지만 보통 이함할 때는 단거리 활주를 하고 착함할 때만 수직으로 내려온다.


제임스 블랙모어 영국 해군 항모비행단장(대령)은 "F-35B를 최대 36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퀸 엘리자베스호는 하루에 72소티(비행 횟수)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항모로는 1992년(인빈시블호), 1997년(일러스트리어스호)에 이어 세 번째로 방한한 퀸 엘리자베스호는 동해 공해상에서 경항공모함 건조를 추진하는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했다.

'한영연합 해상기회훈련'이란 이름의 이번 훈련에서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탐색·구조 훈련과 양국 함정이 군수를 주고받는 해상군수기동 훈련이 각각 진행됐다.

퀸 엘리자베스호 항모 전단은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잠수함 1척 등 모두 8척으로 구성됐고, 미국과 네덜란드 함정도 1척씩 포함됐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과 네덜란드 함정, 잠수함 등을 제외한 4척만 한국 해군의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4천t급) 및 이지스 구축함 등과 함께 참여했다.

탐색·구조 훈련(SAREX)은 특정 해역에서 조난 선박을 가정해 상호 위치를 추적, 탐색하고 통신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티브 무어하우스 영국 해군 항모전단장(준장)은 "헬기와 함정들을 통합 운용해 중복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함께 수색작업을 진행하는 게 목표였다"며 "함정 간 신속한 정보 교류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12월 7일 취역한 퀸 엘리자베스호의 승조원은 1천600명에 달하며 전장 284m, 전폭 73m로 배수량은 6만5천t이다.

2개의 함교, 핵이 아닌 재래식 추진 방식, 자동화된 무기고와 탄약분배 시스템 등이 특징으로 경항공모함 건조를 추진하는 우리 해군이 참고할 만하다.

실제 지난 1월 해군이 공개한 경항모 개념도에는 애초 1개였던 함교가 2개로 늘어 퀸 엘리자베스호와 매우 흡사해졌다.

군 관계자는 "해군은 경항모에 수직이착륙 항공기 탑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훈련은 항모에서 F-35B의 실제 어떻게 운용되는지와 무기고와 탄약분배 등 자동화 체계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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