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北 극초음속미사일과 ICBM 신뢰성 의문

최종수정 2022.09.26 15:10 기사입력 2022.04.14 16:56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12차례나 다양한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했다. 이중 핵심은 작년 1월 당 8차대회에서 언급한 국방력발전의 전략적 과업인 극초음속미사일과 초대형 대륙간탄도탄(ICBM)의 시험발사다.


1월 5일과 11일에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은 작년 9월에 선보였던 쐐기형의 탄두부와 달리 원뿔형의 탄두부를 탑재해 기동형 재진입체라는 논란이 일었다. 원뿔형 비행체는 극초음속의 속도에서 높은 양력 특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대기권 내에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공력비행을 통해 변칙기동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다. 기동형 재진입체는 극초음속활공비행체와 일반 탄도미사일 재진입체의 중간 수준의 기동능력을 가진다. 하지만, 실제 비행궤적 및 성능데이터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명확한 구분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단 세 차례의 시험발사 후에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완료했다고 공표했다. 중국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부스터로 사용한 유사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위해 10여 차례의 시험발사를 했다. 왠지 온전한 성능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서둘러 개발 종료를 선언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미는 지난 2월 27일부터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신형 ICBM 시험발사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2월 27일과 3월 5일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위성송수신장치 등의 중요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미사일 탄두부에 위성장비를 탑재하여 성능을 검증했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편, 3월 6일 노동신문은 우주환경시험시설을 구축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의미는 지상에 우주환경시험시설이 없기 때문에 미사일로 위성장비를 저궤도에 올려 우주환경시험을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타당성이 거의 없는 구실이다. 결국, 2월 27일과 3월 5일 신형 ICBM 시험을 수행했다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시험했을까? 북한이 4기의 엔진을 묶어서 발사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노즐 제어를 포함한 클러스터링 기술을 검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3월 16일 발사한 신형 ICBM은 상승 중 수km 이내의 고도에서 공중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화성-17형 ICBM의 시험발사를 시도했다고 했으나 북한은 실패한 미사일에 대해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한미는 세 차례의 신형 ICBM 시험발사에서 1단에 쌍둥이 백두산엔진 2세트(연소실과 노즐이 4개)를 장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월 24일 성공적으로 발사한 ICBM에 대해서도 북한과 한미의 주장이 상반되어 논란 중에 있다. 북한은 이튿날 오후 영상을 공개하며 24일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17형 ICBM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한미는 2017년 11월에 발사했던 화성-15형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점고도가 6,248km까지 도달한 것은 화성-15형 ICBM의 탄두중량을 줄여서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2016년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잠수함에서 발사되었는지 또는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되었는지의 논란처럼 미궁의 상태로 남을 것이다. 화성-17형 ICBM의 논란에서도 북한은 작년 초 사업총화보고에서 약속한 전략적 과업을 서두르며 급조하는 모습이 완연해 보인다.


극초음속미사일, ICBM 재진입체, 위성발사체 및 정찰위성 등의 제작에는 각종 첨단소재 및 전자장비의 개발과 구매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이들 무기체계의 성능검증을 위해서는 극초음속 풍동, 플라스마 챔버, 열진공 챔버 등 수 많은 고가의 지상시험시설 및 장비가 필요하다. 북한은 지속되는 제재로 인해 경제상태가 악화되어 개발도 구매도 지상시험시설조차 구축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신뢰성을 가진 무기체계개발은 어렵다. 전시상황에서의 무기체계 운용능력보다는 전략적 과업을 수행했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본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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