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탄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최적 활용

최종수정 2022.09.26 15:11 기사입력 2022.03.07 15:29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어수선한 틈새를 노려 북한은 또 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올 들어서만 8차례 도발이다.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경제제재, 코로나 팬더믹,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인한 고립 및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추가제제를 받을 가능성만 높이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다.


도발 ‘의도’가 무엇이든지 간에, 북한이 신형 장사정포를 비롯한 다양한 특징들(지그재그 비행 등)을 보유한 탄도미사일을 개발,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 소위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다행이다. 왜냐하면 중국, 러시아 등으로부터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방어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군의 경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가운데 하나로 요격미사일과 한국형 아이언 돔을 개발, 운용하는 등의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뛰어난 최적의 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부분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북한의 탄도미사일 중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액체 연료가 아닌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고도가 낮아 기존 탐지체계로 쉽게 추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북한은 고체연료 기반의 신속 준비 및 이동이 용이한 사거리 280마일의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많이 활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더하여 북한이 대형 고체연료 엔진까지 이미 개발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했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더 정교한 중층적 방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 지휘통제체계, 정보정찰 및 감시체계에 대한 규모 및 투자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양한 탄도미사일 위협을 사전에 더 빨리 포착해 전장의 가시화와 투명성을 증대시켜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둘째, ADD를 비롯한 국내 방산업체는 탄도미사일이나 요격체계(미사일·아이언돔 등)를 국내에서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미국 및 유럽 방산업체들의 개발규모와 투자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발전 속도를 볼 때, 조만간 저공으로 극초음속 비행을 하면서 발사 직후 수초와 표적에 도달하기 수초 이전까지 우리 군의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게 만들 정도의 기술적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취약점까지 보완할 수 있는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서라도 연구개발 규모 및 투자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 군이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만이라도 잘 개발해 운용할 경우, 미군 의존에서 탈피, 상당한 자율성을 갖춘 방어체계 운용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북한의 신형 장사정포 및 다양한 탄도미사일 등의 다양한 동시다발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의 현재 및 미래 요격체계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강화학습기반의 인공지능형 ‘위협평가 무장할당’(TEWA) 및 요격체계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이스라엘 라파엘사가 아이언돔 체계 구상 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바로 다양한 위협들을 설정된 기준에 의거 평가해 위협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각 위협들에 대해 최적의 무장을 할당하는 일련의 전술 정보처리 알고리즘을 개발했던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군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육·해·공 기능별 무기체계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앞으로는 육·해·공 전력을 통합 운영하는데 기반을 둔 무기체계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투자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작전개념(작전템포, 전술완성도 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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