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기고]화학전 대비 원리는

최종수정 2022.09.26 15:18 기사입력 2021.08.07 06:00



[국방과학연구소]플라즈마가 대기 중에서 방전되면 이온화된 전자와 이온에 의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산소와 질소, 수증기 등의 다양한 화학종(chemical species)의 생성을 돕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화학종들은 다양한 물질 표면과 만나 플라즈마 물리?화학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이때 생성되는 산소활성종(ROS·Reactive Oxygen Species), 질소활성종(Reactive Nitrogen Species)들은 산소와 질소, 수분 등으로부터 기인하면서 산화력이 매우 뛰어나 거의 모든 살균/제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대기압 플라즈마 젯을 이용해 정상세포와 암세포 사이에서 선택적으로 빠르게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치료가 어려운 화상이나 괴사 피부의 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플라즈마 활성종을 이용한 치아미백, 난치성 질환의 치료, 플라즈마의 액상 방전을 통한 디스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라즈마 기술이 활용되는 연구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독일·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기압 플라즈마를 활용하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페니실린 등의 슈퍼박테리아의 불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으며, 최근 플라즈마를 이용해 악성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가 오염된 실내 공간, 벽면, 침대, 그리고 의료기기의 표면에도 플라즈마 소독·멸균법을 적용하면 2차 감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플라즈마와 의학 분야의 융합연구는 플라즈마 메디슨(Plasma Medicine)이라는 학문 분야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 냉각이 가능한 유연 플라즈마 전극 설계 기술= 바이오 응용을 위한 플라즈마 기술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연구주제 중 하나는 전기 안전성 및 생물 의학적 안전성을 확보해 환자 및 일반인에게 적용 가능한 편리한 플라즈마 소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플라즈마 소스는 대기압 상태에서 작동해야 하고, 생체조직에 열을 발생시키지 말아야 하며, 사용하기 간편해야 한다.

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는 유연전극을 활용한 플렉서블 플라즈마 살균·제독·치료 기술을 소개한바 있다. 기존의 평판형 전극을 벗어나 유연한 기판을 활용한 기술은 환경, 재료, 농식품, 미용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생체 등 온도에 매우 민감한 표면에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에서 방전되는 유연전극의 열을 빠르게 냉각시키고, 저온에서 방전이 유지되도록 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전극 표면에서 공기 플라즈마가 방전될 경우 열(heat)로 인해 얇게 설계된 전극 부위의 포장재나 유전체 자체가 손상되고, 결국 플라즈마 발생장치 자체의 내구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게 된다. 따라서 전극자체에 냉각기능을 추가하거나 전극배열의 내구성이 강화 되는 것과 플라즈마가 조사되는 표면이 냉각 될 수 있는 시스템의 설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과연은 기존에 공개된 유연 전극의 표면에서 플라즈마가 방전될 시 유연전극 자체의 온도를 제어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전력제어가 가능하고, 전극의 표면온도를 낮출 수 있어 살균·제독·치료·미용 등 응용 분야의 확장이 가능한 특허를 공개했다.


▲ 국방 분야의 플라즈마 살균·치료기의 미래= 미래 오염된 전장상황에서 저온 유연 플라즈마 패치나 플라즈마 젯을 이용한다면, 전투원의 상처 부위를 신속하게 살균하고, 혈액을 응고시켜 지혈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혈액의 신속한 응고에 대한 연구는 이미 확인이 된 바 있으며, 기존의 약물치료와 병행하거나 단독으로 플라즈마를 처리한 경우 피부 조직의 재생속도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어, 플라즈마를 이용한 치료가 미래 전투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유연 플라즈마 전극과 미래= 플라즈마 바이오 의·과학 분야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 유지와 난치 질병치유라는 목표 설정 하에 꾸준히 연구되고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이를 위해 실험실에서 더 나아가 현장에서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저온 대기압 플라즈마 소스의 개발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사례를 보면, 피부 미용이나 피부의 트러블 개선을 위해 개발됐던 플라즈마 소스는 기존의 암 치유 방법과 병행하거나 독립적으로도 이용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암세포 및 퇴행성 신경질환, 그리고 피부질환 치료 등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난치암의 종류로 알려진 간암, 폐암, 뇌암, 유방암, 췌장암, 피부암, 혈액암 등의 치료에 플라즈마를 적용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수술용 외상 치료 및 화상치료, 그리고 피부질환 제어 및 치료에 관한 저온 대기압 플라즈마 의료기기 시스템 개발이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 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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