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기고]험비가 산악지역을 달릴 수 있는 이유

최종수정 2021.07.10 09:00 기사입력 2021.07.10 09: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대부분의 민수 차량이 포장도로를 주행하는 것과 달리 군 기동장비는 비포장 도로나 야지(험지)를 주행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장 등의 가혹한 환경에서 운용되는 기동장비의 내구성은 중요하며, 노면은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내구성 시험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시험장의 내구시험로와 군 운용지역 기동로의 노면굴곡(가혹도) 수준을 확인·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험로의 노면굴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때 비포장 노면에 대한 노면 굴곡을 정량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노면굴곡(프로파일)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 노면 프로파일 데이터 생성기술이란= 먼저, 노면의 가혹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노면굴곡을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획득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민수에서 노면 파손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차량형 노면굴곡 측정장비는 굴곡이 적은 포장도로에서 제한적인 용도로만 적용이 가능하다.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주행 시 노면굴곡에 의한 차량 자세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측정오차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 기동장비가 운용되는 전방지역의 비포장 도로 및 야지에서는 측정 장비를 적용하기 어렵다. 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는 포장도로뿐만 아니라 비포장 도로 및 야지에서도 노면굴곡을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위해 노면굴곡 측정장비와 장비에 탑재된 노면 프로파일 데이터 생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 노면 프로파일 데이터 생성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용하나= 측정하고자 하는 도로 상에 노면굴곡 측정장비를 주행시키면 장비에 탑재된 레이저 스캐너, GPS-INS 센서는 차량과 노면까지의 수직거리를 측정하고, 노면굴곡에 의한 차량의 전후 기울기(pitch), 좌우 기울기(roll)의 변화 및 고도를 측정한다. 그 후, 장비는 노면 프로파일 데이터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노면굴곡에 의한 차량 자세가 보상된 수직거리, 즉 노면 프로파일을 생성한다. 측정된 수직거리에는 노면굴곡으로 인해 장비의 자세 변화에 따른 측정오차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으므로 정확한 수직거리 획득을 위해서는 이러한 측정오차를 차감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노면 프로파일 데이터 생성 장치가 탑재된 차량의 정면도 (출처: 국방과학연구소)



▲ 노면굴곡 측정, 연구개발 동향 및 의의는= 포장도로에서 적용 가능한 노면굴곡 측정장비 및 특허 등은 국내외에 다수 존재하지만, 오프로드용 노면굴곡 측정장비는 미국의 YTC(Yuma test center), ATC (Aberdeen test center)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국과연에서도 보유하고 있다. 국과연은 다양한 형태의 노면에서도 적용 가능한 노면굴곡 측정장비와 그 분석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 지형 및 도로에서 주행 내구성을 갖춘 기동무기 개발에 필요한 노면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당 기술은 더 나아가 민수 분야에서 정밀지도 제작을 위한 MMS(Mobile Mapping System) 차량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차량형 노면굴곡 측정장비의 미래= 차량형 노면굴곡 측정장비는 오프로드 주행 시 노면굴곡에 의해 차량 자세가 변화하면 이로 인해 노면까지의 수직거리 측정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 장비를 노면굴곡에 따라 저속으로 주행시켜야 하고, 노면굴곡에 의한 차량 자세를 보상하기 위한 알고리듬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측정오차가 포함된 데이터로부터 보상 알고리듬을 통해 성능을 개선할 때, 한계가 있는 점도 운용상 제한사항이다. 하지만 최근 널리 보급되고 있는 드론과 사진측량학을 접목하면 노면굴곡으로 인해 발생하는 측정오차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드론은 노면굴곡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자세로 비행이 가능하다.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는 등의 단점이 존재하나, 드론에 카메라를 탑재해 연속적으로 중복 촬영한 노면 사진으로부터 노면굴곡(프로파일)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장치 및 S/W를 개발한다면 차량형 노면굴곡 측정장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국과연에서도 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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