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방산시장 수·출입경로는

최종수정 2020.11.14 07:00 기사입력 2020.11.14 07:00

글로벌 방산시장 수·출입경로는


[김호성 육군3사관학교 경영학과 교수]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수출·입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졌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필자는 1950년부터 2019년까지 70년간 방산 수출·입에 참여했던 241개의 국가, 국제기구, 테러 및 저항단체들(Hamas 등)에 대해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의 무기거래 데이터를 전수 조사해 보았다. 이 데이터는 전 세계 방산 수출·입 현황을 기록하고 있으며, 모든 환율을 통일하여 자체 메트릭(Metric)인 TIV(Trend Indicator Value)를 사용한다. 그 결과 2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좀 더 큰 틀에서 접근하고자 전 세계를 5개의 권역, 즉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로 구분하여 무기 수출·입 가치인 TIV 이동경로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북아메리카와 유럽은 모든 권역이 수출 대상 권역이었던 반면, 나머지 권역들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을 제외한 별도의 수출시장이 형성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설명하자면, 미국과 서유럽의 주요 방산국들은 전 세계가 수출 시장으로서 역할을 하였으나 그 이외의 국가들은 ‘그들만의 수출 시장’이 존재하였고, 미국이나 서유럽의 주요국가들로의 수출길은 유리 천정이 존재하였던 것이다. 세부적으로 남아메리카의 경우에는 권역 내 거래가 많은 편이었으며, 아시아의 경우에는 권역 내 거래와 아프리카, 중동으로 편향되어 있었다.


다음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한 국가가 가진 수출 대상국이 많으면 수출했던 가치가 높았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상점(Outlier)라고 여겨질 만큼 이러한 경향이 컸으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방산 강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도 이러한 추세 속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말해주는 의미는 수출 국가의 다변화는 수출 가치가 높다는 것과 관련이 높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는 이스라엘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과거 꾸준히 방산 수출이 증가하여 현재는 방산 생산의 약 70%를 수출하는 국가로써 그 수출 가치도 크다. 이와 함께 수출 대상국도 동시에 증가하였다. SIPRI 데이터에 따르면, 1990년대 30개국에서 2010년대에는 56개국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하였다.


이렇게 수출국이 다양하다는 것은 수출의 ‘안정성’과도 관련이 있다. 여기서 안정성이라는 말은 어느 특정 국가로 수출이 막히더라도 전체 수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준다는 의미이다. 수출 국가가 다양하지 않고 특정 국가에만 의존한다면 한 국가의 방위산업은 붕괴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가 되는 국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1967년에서 1974년 사이에 ‘브라질 기적’으로 불릴 정도도 매년 경제가 10% 전후로 성장하였던 시기가 있었다. 이때 브라질은 현재로써는 믿기 어렵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방산 수출국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1970년대 중반 정부가 국내 방산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국제 합작 투자를 추진하면서 브라질이 국제 무기 생산국으로 부상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많은 라이센스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많은 브라질 기업이 방위산업에 진출하였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강력한 재정 지원을 제공하였고 수출도 급성장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브라질의 방위 산업은 무너졌다. 그 이유 중에 중요한 하나는 방산 수출에 있어 리비아에 크게 의존하였던 것이 문제였다. 1969년, 리비아에서 권력은 잡은 알 가다피(Muammar al-Qaddafi)는 브라질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면서 리비아로의 수출은 1970년대 중반부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1983년 양국 간의 외교 관계가 중단되면서 수출길이 막히자 국내 방위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한국은 방산 수출국이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를 비교해 볼 때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다양해 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분명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주요 수출국들이 개발도상국들에 많이 편중되어 있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내재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근 이탈리아나 스위스가 취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을 따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위스의 방산업체 RUAG는 2020년에 들어와 RUAG MRO Switzerland와 RUAG International의 두 자회사를 가진 새로운 지주 회사가 되었는데, 이 중 RUAG International은 글로벌 항공우주분야 시장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 독립 법인으로 설립되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대표 방산기업인 Leonardo는 2017년에 미국의 American DRG Technologies(현재 Leonardo DRS로 이름 변경)를 인수하였는데, 이는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이라는 유리 천정을 뚫기 위한 인수라고 보여진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