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을 혁신하려면 이스라엘을 주목하라

최종수정 2020.11.07 09:00 기사입력 2020.11.07 09:00

방산을 혁신하려면 이스라엘을 주목하라


[김호성 육군3사관학교 경영학과 교수]지구 반대편에 방산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서 제공하는 각 국가별 수출·입 자료에 따르면, 냉전(冷戰)이 종식되어 방위산업 선진국들의 방산 매출이 급감했던 1990년대에도 이스라엘은 수출이 증가하였으며, 2000년대와 2010년대 들어 그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이런 훌륭한 실적의 중심에는 이스라엘의 주요 방산기업인 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 라파엘(Rafael),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가 있다. IAI는 매출의 70~80%가 수출로부터 비롯되고, 우리나라에 휴대용 대공 방어 체계인 아이언 돔(Iron Dome) 도입 이슈로 잘 알려진 라파엘의 경우 매출의 대략 50% 정도가 수출로부터 발생된다. 그리고 엘빗 시스템즈는 이 셋 중 유일한 사기업으로 21세기 들어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으며, 매출의 약 75%정도를 수출로부터 발생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항시 전쟁에 대비하는 국가이다.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에서 방위산업이 발전하게 된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아랍 진영 간의 분쟁이라는 대규모 지역갈등과 더불어 수많은 테러활동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러한 이 요소들도 이스라엘의 방위산업 발전에 영향을 주었지만, 이스라엘이 지금과 같이 강력한 방위산업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하나 꼽으라면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프랑스의 금수조치(禁輸措置)였다. 금수조치는 한 국가가 특정 국가에 대해 모든 부문의 경제 교류를 중단하는 조치로써 보통 특정국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이 사건은 이후 20년 동안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1973년 제4차 중동 전쟁 이후 무기체계에 대한 새로운 내부 수요는 방위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고, 발전된 방위산업을 기반으로 방산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 국가의 방산 수출의 증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점을 준다. 이스라엘의 방산 수출 증가는 단지 방산 업체들의 이익에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국가 이미지 개선 등과 같이 더 큰 전략적인 효과가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방산 수출을 늘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자국군의 전투력 증강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와 관련이 있다. 즉, 전차 한 대를 내수용으로 10대를 생산하는 것보다 수출용까지 20대를 생산하는 것이 개발비와 생산비 두 가지 측면에서 비용이 분산되는 효과로 단위 장비의 가격이 저렴해져 군은 더 많은 장비를 살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스라엘은 국내수요에서 달성할 수 없는 수요를 해외 시장에서 달성함으로써, 자국 방위산업의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 효과에 따른 단위 장비의 가격 하락으로 자국의 전투력 증강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군사력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훌륭한 성과를 이스라엘은 어떻게 이루어 냈을까? 여러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과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현재의 이스라엘 방위산업이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방위산업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3가지 측면에서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안보상황이 위중한 관계로 남·녀 모두를 포함한 징병제(徵兵制)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부분 군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첨단 공학과 관련된 연구소나 학교에서 일하는 국민들은 방산 기업들과 매우 가까운 관계를 가진 방산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 둘째, 이스라엘 무기체계는 미래에 반드시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사용되지 않더라도 군과 협력하여 개발된다. 이점은 방산 수출에 있어 다른 국가가 바라보는 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셋째, 국가의 안보 환경에 맞는 인력 양성이다. 정부의 국방에 대한 헌신적인 인적 자본의 양산은 소규모 국가에서 매우 정교하고 진보된 군사 능력을 개발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정리하자면,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의 긴밀한 관계와 국민들의 군에 대한 이해는 이스라엘 군의 특정 요구에 맞춘 고품질의, 그리고 효과적인 무기체계개발을 촉진하였으며, 아울러 무기체계의 성공적인 수출을 위한 보증을 제공해 주는 무기개발 생태계를 조성하였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의 정부 주도형 방위산업 발전전략이 만능은 아니었다. 이스라엘에는 정부 소유의 주요 방산업체는 위에서 언급했던 IAI, 라파엘 이외에 IMI(Israeli Military Industries)가 있었다. 이 기업은 1933년에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설립된 방산기업이기도 하다. IMI는 21세기에 들어 판매 및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여 막대한 손실을 경험하였다. 주요 원인은 라파엘과 주력 제품군이 겹친다는 점, 혁신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까지 지속적인 정부 보조금과 구조조정으로 연명하다가 2014년에 두 개의 회사, 즉 IMI 시스템즈(IMI Systems)와 토머(Tomer)로 분할되었다. IMI 시스템즈는 2018년에 엘빗 시스템즈에 매각 되었으며, Tomer는 안보상의 이유로 계속 정부 소유로 운영 중에 있다.


이스라엘의 정부 주도 성장 전략은 IMI와 같은 정부소유의 비효율적인 기업을 양산하는 등 문제점을 발생시키기는 하였지만, 분명한 것은 이 성장 전략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경쟁력를 갖춘 자국의 방산 업체들의 양산, 자국의 전투력 증강에 기여 등 큰 틀에서 성공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이 성공 속에는 정부가 산?학?연의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하였고, 분명한 전략적 목표를 제시가 주요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스라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도 일원화된 방위산업 발전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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