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로 총알을 맞추듯 ‘요격 미사일의 세계’

최종수정 2020.10.04 09:00 기사입력 2020.10.04 09:00

총알로 총알을 맞추듯 ‘요격 미사일의 세계’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1,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공중위협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이제 공중 전력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며, 방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또한 이란-이라크 전쟁과 걸프전에서 탄도탄이 실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탄도탄 위협은 중요한 위협이 됐고, 근래에는 위협순위목록의 상단에 등장했다. 탄도탄을 포함한 공중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바로 방공전력이다.


온전히 자국에서 개발한 무기체계로 방공을 수행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는 정도다. 방공유도무기는 사거리별로 휴대용·단거리·중장거리로 구분한다. 최근 기술발전에 따라 이러한 구분이 모호해지는 추세지만, 이 세 영역에서 모두 독자개발 유도무기로 방공체계를 구축한 우리나라는 방공분야에서 단연 선진국이다. 탄도탄 방어까지 포함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개발해 전력화했고 2000년대에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신궁을, 2011년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을 개발 완료했다. 최근 천궁은 양산을 완료하고 배치 완료했다.


▲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80년대 중반 방공유도무기의 해외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육군은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의 소요를 제기했다. 천마는 기동부대의 방공지원을 위한 방공유도무기로 궤도차량에 탐지·추적레이더와 발사대를 탑재한 복합유도무기체계다.


육군은 국내개발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충분한 개발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조기에 소요를 제기했다. 하지만 과연 국내에서 대공유도무기를 개발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고, 심지어 연구소 내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사업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었다. 국방과학연구소 사업팀은 이러한 우려 섞인 시선을 모두 이겨내고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에는 총 11년이 소요됐고, 천마사업은 당시로서는 대형 사업으로 선행개발예산만 900여억 원에 달했다. 천마는 많은 물량이 생산 배치됐고, 이는 우리나라에 유도무기 산업이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


▲ 휴대용 지대공 무기, 신궁= 천마 개발 성공으로 방공유도무기 개발에 대한 자신감과 경험을 축적한 국방과학연구소에 새로운 방공유도무기를 개발할 기회가 주어졌다. 다양한 국가로부터 도입해 운용하던 휴대용 대공유도무기의 운용과 군수지원 등에서 문제점이 드러나자 우리 군이 과감하게 국내개발을 결정한 것이다. 신궁은 90년대 말에 체계개발에 착수해 2004년 개발을 완료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적외선탐색기를 탑재한 대공유도무기 개발 국가가 됐다. 신궁은 군 훈련사격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고, 방공유도무기로 첫 해외수출 됐다. 소요 물량이 많아 수입대체 효과가 뛰어났으며 경제적인 효과도 컸다.


천마-궤도차량에 탐지·추적레이더·발사대 탑재한 복합유도무기체계
신궁-세계 다섯 번째로 적외선탐색기 탑재한 대공유도무기
천궁-1년간 시험평가에서 표적 대부분을 직격하는 뛰어난 성능 선봬
해궁-적외선영상탐색기·초고주파탐색기 장착한 세계 유일한 함정방어유도무기

▲ 중거리 지대공 무기 ‘천궁’= 천마와 신궁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는 우리나라 주력 방공유도무기체계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개발에 도전했다. 고기동·고정밀 유도탄, 다기능레이더, 수직사출발사 등 새로운 개념의 복합무기체계 개발은 기술적으로 큰 도전이었다. 체계개발 단계의 개발비도 당시로서는 큰 금액인 약 5000억 원이었다. 천궁은 1년여 간의 시험평가 과정에서 대부분의 표적을 직격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였고, 2011년 개발 완료돼 지금 우리나라 방공을 책임지고 있다. 천궁은 명중률, 다표적 교전능력, 신속배치 및 기동성, 생존성 등이 뛰어나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보이는 무기체계로, 수출이 예상되는 세계 수준의 방공유도무기다.


▲ 천궁 그 이후, 끝없는 도전= 천궁 사격시험을 참관해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군은 천궁이 개발 중임에도 전격적으로 후속 무기체계인 저고도탄도탄 요격무기체계의 소요제기를 추진했다. 그 결과 천궁 개발완료 바로 다음해인 2012년에 저고도 탄도탄 요격무기인 천궁II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탄도탄 요격체계 개발은 총알로 총알을 맞춘다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고난이도 사업이지만, 모든 시험사격과 시험평가사격에서 모두 명중하며 시험평가를 통과하고 2017년 개발이 완료됐다.


지금까지 확보한 대공유도무기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국방과학연구소는 대공유도탄의 플랫폼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천궁에서 확보한 기술을 활용, 2018년 함정방어유도무기인 해궁의 개발이 완료됐다. 해궁은 이중탐색기, 즉 적외선영상탐색기와 초고주파탐색기를 모두 장착한 세계에서 유일한 함정방어유도무기이며 그 성능 또한 세계 최고수준이다. 현재는 고고도 탄도탄 요격체계인 L-SAM 개발에 매진 중인 국방과학연구소는 각종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계획하고 있으며 중장거리 함대공 유도탄도 개발할 예정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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