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작선을 막는 일본의 고속정

최종수정 2022.09.26 15:42 기사입력 2020.08.16 10:00

하야부사급 미사일 고속정은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6척이 건조되어 일본 해자대의 긴급 초계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일본 해상자위대


[김대영 군사평론가]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해군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해상자위대(해자대). 전투함 대부분이 배수량이 수천 톤에 달하는 호위함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우리 해군의 지역함대라고 할 수 있는 지방대에는 하야부사급 미사일 고속정이 일부 배치됐다.


1954년 7월 1일 창설된 일본 해자대는 초기 미군이 지원해준 구축함과 상륙함 몇 척을 운용했었다. 과거 세계 3위의 해군력을 자랑했던 일본 제국 해군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한 전력이었다. 하지만 이후 전투함의 국산화를 본격화 했고, 그 결과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이 ‘어뢰정 1호’였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해전의 양상이 대함미사일전으로 바뀌면서 기존의 어뢰정을 대체할 신형 미사일 고속정의 개발에 착수한다.


이렇게 탄생된 것이 ‘1호 미사일 고속정’ 이었다. 1호 미사일 고속정은 지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총 3척이 건조되었다. 1970년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Fincantieri)가 만든 스페르비에레(Sparviero)급 수중익선 미사일 고속정을 기반으로, 해자대의 작전요구가 더해진 1호 미사일 고속정은 만재 배수량이 60톤(t)에 불과한 매우 작은 함정이었다. 하지만 최대 속도는 46노트 즉 시속 85km를 자랑했다.


참고로 수중익선이란 선체 밑에 날개가 있어 고속으로 달릴 때 선체가 물 위로 떠오르는 형태의 선박이다. 선체가 물 위에 떠오르기 때문에 물의 저항을 덜 받아 고속으로 항행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1호 미사일 고속정은 무장으로 일본이 독자 개발한 90식 함대함 미사일 2기와 M61 20mm 벌컨포를 일본에서 면허 생산해 함포화한 JM61-RFS을 장착했다. 속도는 빨랐지만 1호 미사일 고속정은 일단 크기가 매우 작았기 때문에, 작전을 수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운용된 뒤 퇴역하게 된다. 일본 자위대는 1995년 방위대강을 통해 1호 미사일 고속정을 대체할 신형 미사일 고속정을 건조하기로 결정한다. 더욱이 1999년 3월 23일 북한 공작선에 의한 일본 영해 침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신형 미사일 고속정의 중요성은 더 커지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형 미사일 고속정의 1번함은 ‘하야부사’ 즉 ‘매’를 뜻하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하야부사급 미사일 고속정은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6척이 건조되어 배치되었다. 1호 미사일 고속정에 비해 크기가 커진 하야부사급 미사일 고속정은 만재 배수량이 240톤으로 늘어났으며 76mm 함포를 장착했다. 함대함미사일은 1호 미사일 고속정과 마찬 가지로 90식 대함 미사일을 장착한다. 고속항해에 적합한 활주형 선체와 가스터빈 엔진 3기를 장착한 하야부사급 미사일 고속정은 최대 44노트로 항해할 수 있다. 지방대에 배치된 하야부사급 미사일 고속정은 빠른 속도로 인해 해자대의 긴급 초계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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