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레이더’ 파괴할 전자전기 개발 착수

최종수정 2022.09.26 15:45 기사입력 2020.07.25 11:00

레이더 무력화 할 수 있는 공군의 전자전기 사업 국내개발 가닥
연구개발사업예산만 2조 5000억원… 항공선진국에 도전장

현용 미 공군 EC-130H 컴퍼스 콜(Lockheed Martin)

차기 미 공군 전자전기 EC-37B 컴퍼스 콜(BAE Systems)


[월간항공 김재한 편집장]공군이 추진 중인 전자전기 도입사업이 국내 연구개발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전자전기 사업은 적의 전파사용을 교란해 레이다, 통신망 등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전기 4대를 도입하는 사업. 지난해 방위사업청이 국방기술품질원을 통해 선행연구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중 사업추진전략을 결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국내 연구개발로 결론이 났다는 전언이다.


▲국내 연구개발로 가닥= 사업추진방향이 사실상 국내 연구개발로 결론나면서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가 주관해 임무장비를 개발하고, 이를 해외에서 도입한 항공기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해외구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예상대로 무게중심이 국내 연구개발 방식으로 옮겨졌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소요검증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업예산도 당초 약 2조 원에서 2조 5000억 원 규모로 대폭 증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임무장비 개발에 약 5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개발비용을 대폭 늘리면서 전체 사업비도 따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주도= 이러한 결정에 국과연의 어깨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알려진 것처럼 전자전 장비는 고도의 방산기술이 필요한 분야로 지금까지 미국, 러시아, 유럽 등 항공선진국들이 기술을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기술격차도 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국방기술품질원이 발행한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자전체계 분야 국내 기술수준은 최고 선진국인 미국과 최선진권인 러시아, 선진권인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중국, 그리고 같은 중진권에 있는 일본에 이어 10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비교하면 기술수준이 약 7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대비 기술수준이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전자전체계 기술 확보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1970년대부터 개발한 전자전장비 국내기술 바탕으로 국내개발 가닥
전자전기 탑재할 플랫폼은 공군 ‘제트기’ VS 국과연 ‘수송기’ 이견보여

이처럼 전자전체계에서 선진국들과 기술격차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전자전지원, 전자공격, 사이버 전자전 등 다양한 전자전 장비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다. 예컨대 1970년대에 개발해 국산 호위함에 적용한 ULQ-11K/12K 전자전체계를 시작으로 1980년대부터 F-4 전폭기에 적용한 ALQ-88K 전자전 포드, 1990년대부터 호위함 및 구축함에 적용한 SLQ-200K 전자전장비, F-16 및 F-4 등에 적용한 ALQ-200 전파방해장비, 백두정찰기에 적용된 전자교란기, 그리고 KHP 생존체계와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전투기(KF-X)에 적용할 전자전장비 등에 이르기까지 전자전장비 개발에 필요한 주요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쌓아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으로 이번 전자전기 도입사업도 연구개발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전자전기 플랫폼은= 임무장비는 국내에서 개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임무장비를 탑재하고 실제 비행임무를 수행하는 플랫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신 플랫폼으로 수송기를 비롯해 비즈니스제트기, 단일통로기급 상용기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세부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들 가운데 비즈니스제트기와 수송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공군은 속도가 빠르고 높은 고도에서 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제트기를 선호하는 반면, 국과연은 C-130처럼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장비통합과 확장이 수월한 수송기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자전기와 같은 특수임무기 플랫폼은 오늘날 다양한 기종들이 사용된다. 단일통로기급 상용기를 비롯해 터보프롭 수송기, 비즈니스제트기, 심지어 헬기 등도 특수임무용플랫폼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신 최근에는 상용기 또는 비즈니스제트기를 플랫폼으로 채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편, 국과연이 전자전장비를 개발하고 플랫폼이 선정되면, 이를 통합할 국내 체계통합업체 선정도 이어질 전망으로, 현재 한국항공(KAI)과 대한항공 간 경쟁이 전망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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