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T-50을 거부했던 대만의 훈련기는

최종수정 2022.09.26 15:49 기사입력 2020.06.20 09:00


[김대영 군사평론가] 지난 6월 11일 오전 9시 34분 (현지시간) 대만 중부의 타이중(台中) 칭취안강(?泉崗)기지에서 신형 비행기 한 대가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대만의 대표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샹항공공업(漢翔航空工業)이 만든 T-5 용잉(勇?) 고등훈련기의 1호기가 첫 비행을 실시한 것이다. ‘용잉(勇?)’은 ‘용감한 독수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화민국 즉 대만의 훈련기 개발 역사는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오래되었다. 1968년 PL-1B 찌에쑈(介壽)호로 명명된 초등훈련기를 만들었다. 이후 1973년에는 국산 중등훈련기인 중씽(中興)호가 개발되어 사용되었고 50여대가 생산됐다. 1975년에는 국산 고등훈련기인 AT-3 짜창(自?)호가 만들어졌다. 60여대가 만들어진 짜창호는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수명연장을 실시했으며, 지금도 대만 공군의 고등훈련기로 사용되고 있다. 짜창호의 경우 수명연장을 실시했지만 2012년부터 연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종사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또 미래 공군 조종사들을 양성하는데 성능 상으로 부족함이 많았다. 결국 대만 공군은 2000년대 초부터 새로운 고등훈련기를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수많은 논란 끝에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 양기국조(洋機國造)라는 이름으로 해외 고등훈련기를 국내에서 면허 생산하는 방안이 결정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의 압력으로 군용기의 직도입이 어려운 대만의 상황과, 고등훈련기의 국내 개발을 주장했던 대만 항공 산업을 달랜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당시 해외 도입이 고려되었던 기종으로는 우리나라의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미 록히드 마틴사가 공동 개발한 T-50과 유럽의 레오나르도사가 만든 M-346이 있었다. T-50은 에바항공으로 유명한 에버그린그룹(長榮集團)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미 록히드 마틴사가 팀을 이루어 면허 생산할 예정이었다.


반면 한샹항공공업은 유럽의 레오나르도사가 만든 M-346을 면허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기국조는 사라지고 국기국조, 자연자제(國機國造, 自?自製) 정책이 결정되면서 결국 고등훈련기를 대만에서 독자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2017년 2월 7일 대만 국방부와 우리나라의 국방과학연구소에 해당하는 국가중산과학연구소 그리고 한샹항공공업은 국산 고등훈련기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T-5 고등훈련기는 대만 최초의 국산 전투기 징궈(經國)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징궈(經國)호를 기반으로 하지만 80% 넘게 새로운 부품과 복합재료를 사용했으며 국산화율은 5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가상훈련 기능이 추가돼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T-5 고등훈련기는 66대가 생산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전부 대만 공군에 배치될 계획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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