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지배하라-(2)수중무기 '최초의 인간어뢰'

최종수정 2020.05.23 06:00 기사입력 2020.05.23 06:00

이탈리아 인간어뢰 마이알레(Maiale) 이탈리아 인간어뢰 마이알레(Maiale)

영국 인간어뢰 샤리엇(Chariot), 영국 인간어뢰 샤리엇(Chariot),


[독고 욱 前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어뢰는 제 1,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위협적인 수중무기는 단연 어뢰다. 현재 어뢰를 독자 개발한 국가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등이며, 선진 각국 들은 어뢰 성능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어뢰의 특성을 이용한 복합 수중무기체계 들이 등장하게 됐으며, 이러한 수중무기체계는 어뢰의 기능에 타 무기체계의 주요 기능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개발돼 왔다.


▲유도ㆍ추진 방식에 따른 분류= 유도방식에 따라 어뢰를 분류하면 직주어뢰, 음향호밍어뢰, 유선유도(wire guided)어뢰로 구분할 수 있다. 직주어뢰는 표적이 진행하는 방향과 속력을 보고 이에 맞춰 설정된 주행 궤적으로 표적을 향해 곧바로 직진 주행한다. 음향호밍어뢰는 표적 함정에서 나오는 소리나 항적(wake)을 쫓아 표적을 추적해 공격하며, 유선유도어뢰는 어뢰가 발사한 후 표적에 최종 명중될 때까지 발사함과 어뢰와의 연결된 유선으로 통신하면서 어뢰를 표적까지 유도 조종한다. 유선유도어뢰는 주로 잠수함에 탑재해 발사하는 중어뢰에 적용되고 있다.


어뢰가 표적을 효과적으로 추격, 공격하기 위해서는 어뢰의 속력이 대상 표적의 속력보다 최소 1.5배 이상 빨라야 한다. 그러나 고속으로 갈수록 더욱 커지는 추진 소음은 수중에서 어뢰의 주 소음원이 돼 이는 표적함에서 어뢰를 조기 탐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좁은 어뢰 내부 공간에 설치 가능하며 진동소음이 적고 고속의 추진 장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어뢰 추진 장치로는 전지-전동기에 의해 추진기를 구동하는 전기추진 어뢰, 연료-엔진에 의해 추진기를 구동하는 엔진추진 어뢰, 그리고 추진제의 연소가스 발생으로 추진하는 로켓추진 어뢰 등이 있다. 유럽의 경우 주로 전기추진 방식의 어뢰를 채택하고 있고 미국은 엔진추진 방식의 어뢰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사람이 어뢰를 직접 조종하는 인간어뢰= 어뢰의 조종성능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인간어뢰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이탈리아 해군이 운용한 마이알레(Maiale)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표적을 탐지 추적하는 음향호밍어뢰가 개발되지 않아 어뢰로 직접 표적을 명중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공작전명으로 명명된 마이알레는 현대 어뢰의 유도장치 기능을 사람이 어뢰에 직접 탑승적함에 접근하고 탄두를 장착한 뒤 잠수부는 빠져나오는 방식이었다. 이후 유럽에서는 영국의 샤리엇(Chariot), 독일의 니거(Neger), 마르더(Marder), 러시아의 사이런(Siren) 등의 인간어뢰(소형 반잠수정에 가까운 형상)가 개발돼 운용되었다.

일본의 경우, 1944년 열세에 몰린 해군은 전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가이텐(Kaiten, 回天)이라는 인간어뢰를 제작해 실전에 투입했다. 가이텐은 어뢰의 명중을 높이고자 조종사가 직접 어뢰를 몰고 가서 적함에 부딪혀 어뢰와 같이 자폭하는 방식으로, 수면 아래에서 이뤄지는 가미카제(Kamikaze, 神風) 자살특공대와 같은 형태로 적 함정에 피해를 입혔다.


▲총알처럼 물속을 날아가는 초공동 로켓어뢰= 물체가 수중에서 운동할 때 공기보다 1000배에 가까운 매우 큰 유체저항에 의한 항력이 작용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중에서 어뢰가 추진기로서 고속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뢰 표면과 유체 사이에 물이 없는 빈 공간(초공동ㆍsuper-cavitation)을 형성해 항력을 대폭 줄임으로써 어뢰가 마치 물속의 공기층을 날아가는 것처럼 되게 개발했다. 이러한 초공동 현상을 이용한 어뢰를 고속 로켓어뢰 또는 초공동 로켓어뢰라고 부르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공동 로켓어뢰는 1977년 소련에서 실전 배치돼 현재까지 운용중인 러시아의 VA-111 쉬크발(Shkval) 어뢰다. 이 어뢰는 러시아의 핵잠수함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직경 533mm, 길이 8.2m, 무게 2700kg, 사거리 7~13km, 탄두 210kg, 속력 200노트(시속 약 370km) 이상이며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러시아의 쉬크발을 역설계한 것으로 보이는 고속 로켓어뢰 후트(Hout)를 개발해 시험에 성공함으로써 2014년부터 실전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국가로는 독일이 초공동 로켓어뢰 개발에 가장 앞서가는 나라 중 하나 인데, 1988년부터 초공동화 연구를 시작해 바라쿠다(Barracuda)라는 속력이 무려 시속 800㎞에 달하는 초공동 로켓어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어뢰는 쉬크발의 단점인 사거리를 늘리고 속력과 명중 정확성을 높여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 로켓어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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